"명분없는 신당 창당 민주주의 원리 부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얼굴)상임고문이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9일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다.

미리 준비해온 A4용지 넉장 분량의 '의견서'에서 趙고문은 "신당을 창당하려면 최소한의 명분과 당위성을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신당 논의엔)어떤 명분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을 재고하라"고 주장했다.

趙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이 탈당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고 4년6개월 동안 집권당으로 국정을 주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해 현 정권과 관련없는 것으로 하려는 것은 정당정치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권의 권력은 계승하고 책임은 회피하겠다는 발상이라면 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란 말도 했다.

노무현 후보 교체에도 반대했다.

그는 "우리당은 국민경선제를 '광주의 위대한 선택' '한국정치의 혁명적 개혁'이라고 자부해왔다"고 상기시키며 "지지도 하락을 이유로 후보를 교체한다면 대국민 약속과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배신행위이며 대국민 사기극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趙고문은 "우리끼리의 신당 논의보다 원칙과 정도에 의한 새 정치로 국민의 지지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