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3천m 이상의 심해(深海)에서도 석유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국내 학자가 참여한 미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공대는 8일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최종근(37)교수가 포함된 미국 텍사스 A&M대학 연구진이 심해 유정(油井) 시추 시스템을 개발, 지난 5월 말 미국특허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수심 1천5백~2천m까지만 유전 개발이 가능했다.
崔교수 등은 텍사코·모빌 등 22개 다국적 석유회사로부터 총 4천8백만달러(약 5백76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정 내의 가스·암석 조각 등을 수중 펌프를 이용해 순환시켜 유정의 압력을 조절함으로써 수면에 떠 있는 시추선에서 석유를 뽑아내도 해저 표면에서 작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崔교수는 설명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12월 미국 멕시코만 해상 유전에서 열린 현장 적용실험을 통해 상업성을 검증받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자원연구부 책임연구원 한현철(韓顯哲)박사는 "심해 유전 개발의 한계를 넓힌 혁신적인 성과"라며 "수심 2천m에 이르는 동해의 심해에서도 시추작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정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