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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이면 성교육 받아야죠

중앙일보

입력


“남의 일 같지 않다.” 두 딸을 둔 박정은(42)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전해지는 아동 성폭력 뉴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성문제 상담기관인 ‘푸른아우성’의 김애숙 이사는 “최근 이러한 불안감으로 성교육을 요청해오는 부모들이 부쩍 늘었다”며 “성교육 역시 추상적인 지식보다 구체적이고 실제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현실적 대응 교육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이웃집 아저씨가 ‘예쁘다’며 몸을 만진다. 그냥 애정표현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센터) 박현이 기획부장은 “아이가 동의(허락)하지 않는다면 가벼운 신체 접촉이라도 거부하거나 피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상당수가 지인(면식범)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성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피해를 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을 위해서는 성폭력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 능력을 키워주는 성교육이 필요하다.

 아하센터는 상황별 대처 방법을 일러주는 성교육 인형극 ‘요정나라 초대장’을 8월 21일 오후 3시 아하센터 지하 놀자방에서 공연한다. 유아~초3 대상이며 무료다. 유치원이나 학교 등 단체 관람 요청 시 방문 공연도 한다.

 초4~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춘기로의 여행’은 이 시기에 겪는 신체 변화와 성폭력 예방법은 물론 평등한 성의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다. 24일, 8월 12·13일 오전 10시 아하센터 지하 놀자방에서 열린다. 참가비 4000원. 박 부장은 “주로 어른이 가해자였던 이전과 달리 최근엔 또래 사이에서의 성폭력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되지 않도록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이라고 소개했다.

 상설 성교육 체험관 ‘섹슈얼리티 체험관’과 저소득·소외계층을 위한 ‘아하! 해피버스ting’도 운영한다. 아하센터 2층 체험관에서는 시각·촉각·청각을 통한 자궁 체험을 시작으로 성정체성·성역할·자기방어기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중2~고2 대상. 체험비 1000원. 해피버스는 초4~6학년생, 학부모, 교사가 대상이며 단체 체험 요청 시 운영된다.

▶ 문의=02-2677-9220


 
부모와 함께하는 캠프 푸른아우성

 푸른아우성에 접수되는 한 해 상담은 2만~3만 건이다. 이중 청소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김애숙 이사는 “성폭력을 부추기는 주범인 음란물에 중독되기 전에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늦어도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을 것”을 권했다.

 푸른아우성이 24일 보라매청소년수련관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하는 ‘성교육 캠프’는 초2~6학년 대상이다. 사춘기, 생식기 관리, 야동, 성추행 등 아이들이 알아둬야 할 성지식 등을 플래시·동영상 등을 활용해 교육한다. 이어 배운 지식을 퀴즈로 풀어보는 ‘아우성 골든벨’, 어두운 성과 아름다운 성을 콜라주로 표현해보는 ‘아우성 나라’가 진행된다.

 캠프가 이어지는 동안 동반한 부모 성교육도 마련된다. 참가인원은 50명이며 참가비는 학생 5만원, 부모 1만원이다. 캠프는 월 1회(넷째주 토요일) 열린다. 40명 이상 요청시 방문 캠프도 이뤄진다.

▶ 문의=02-3142-7520


 
보고 듣고 만져보는 성 탁틴내일

 탁틴내일은 성문화체험관을 상설 운영한다. 자궁방·거울방·방음방·생명방 등으로 구성되며 이곳 체험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올바른 성지식과 가치관을 갖게 된다.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부모와 자녀, 혹은 또래끼리 신청하면 된다. 최소 참가인원은 10명이다. 탁틴내일 성교육 전문강사 이부영씨는 “올바른 성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것뿐 아니라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나아가 다른 사람도 존중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험비는 청소년 미만 5000원(단체 2000원), 어른 1만원(단체 5000원)이다.

 각종 성교육 교구를 45인승 버스에 싣고 유치원·학교·복지시설 등을 방문하는 ‘탁틴성교육버스’는 단체 관람 요청 시 운영된다. 성폭력 상황별 대처 방법을 다룬 인형극 ‘엄마 나 어떻게 태어났어요?’ ‘나는 소중한 사람이에요’도 단체로 요청해 관람할 수 있다.

▶ 문의=02-338-7480

[사진설명] ‘아하! 해피버스Ting’ 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여자의 몸에 대해 배우고 있다.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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