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 바그 기수 '리베트 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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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영화가 '완성된 것'에 대한 부정이라면 프랑스 감독 자크 리베트(77.사진)는 그런 도전정신을 대변한다. 일흔을 훌쩍 넘긴 요즘에도 스크린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 2001년 칸영화제에 출품한 '알게 될 거야'는 그의 건재를 알린 작품. 연극 무대와 실제 삶을 교차시키며 사랑을 찾아가는 인물 여섯 명의 얘기를 경쾌하게 표현했다.

리베트는 '누벨 바그(새로운 물결)'를 빼고 얘기할 수 없다. 20세기 영화사의 필수 항목인 누벨 바그는 1950년대 후반부터 60년대 초반까지 프랑스 영화계를 휩쓸었던 사조. 기존의 안이했던 영화 관습에 반기를 들고 개인의 감수성과 영감을 옹호하는 작품을 주장했다.

그는 장 뤼크 고다르.프랑수아 트뤼포.에릭 로메르 등과 함께 '영화의 혁신'을 실천했고 지금도 그 정신을 잃지 않고 있다. 예컨대 2003년에는 신작 '마리와 줄리엥의 이야기'를 내놓기도 했다.

리베트가 지난 40여년간 스크린에 쏟은 땀을 한눈에 돌아보는 회고전이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데뷔작 '파리는 우리의 것'(1960)에서 근작 '알게 될거야'까지 모두 13편을 모았다. 영화와 연극.문학.회화 등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은막의 표현 영역을 확장해온 그의 실체를 돌아보는 자리다. 오손 웰스의 '시민 케인' 이후 가장 혁신적인 영화로 꼽히는 '셀린느와 줄리 배 타러 가다', 대하서사극 '잔 다르크' 연작 등이 상영된다. 상영작.상영일정은 영화제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org) 참조. 02-3272-8707.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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