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지식 숨겨진 모험소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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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벌레구멍은 벌레들이 사는 구멍이 아니라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통로라는 뜻의 과학용어다. 시공간에 지렁이가 굴을 뚫은 것 같다고 해서 '벌레구멍(웜홀)'이라고 불린다. 이 책은 재민이·호석이·개미 왕돌이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벌레구멍을 발견하면서 펼쳐지는 모험 소설이다. 벌레구멍이란 어려운 개념을 설명해 주는 첫장에서부터 작가가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책을 썼다는 믿음을 준다.

이 책은 개미의 생태도 자세히 설명한다. 벌레구멍으로 주인공들을 이끄는 것이 바로 개미이기 때문이다. 개미들은 박하 향기를 싫어하고 페로몬이라는 화학 물질을 뿌려 냄새길을 만들어낸다는 등 풍부한 정보가 들어 있다. 거미·물총새·독수리·잠자리 등 각종 동물의 습성도 소개한다.

장구벌레는 머리를 강물 속에 넣고 꼬리의 숨관을 들어올려 물장구를 친다는 등 재미있는 생태 지식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2년전 『나의 비밀 일기장』으로 MBC 창작동화 장편 동화 부문 대상을 받은 문선이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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