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콘텐트 넘치는 ‘예향의 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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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10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전주 한옥마을에는 지난해 28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 갔다. [전주시 제공]

“한옥마을에는 전통 생활문화를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빛깔 좋은 비빔밥처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한옥마을이 국내 최고의 관광지로 뽑힌 이유를 ‘비빔밥론’으로 설명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최근 문화관광체육부가 뽑은 ‘2010 한국관광의 별(관광시설)’로 선정됐다. 한옥마을은 남이섬(춘천)·하회마을(안동)·갈대숲(순천만) 등과 관광시설 부문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옥마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전통문화 콘텐트. 한옥을 기본으로 한식·소리·한방·공예품 등 여러 분야의 시설이 반경 1~2㎞이내에 집결해 있다.

우선 풍남동·교동에 밀집한 1920~30년대 기와집 600~700 채는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타지역 한옥 촌이나 민속촌이 관광 전시용으로 지은 박제화 된 공간이라면, 한옥마을은 실제 주민들이 사는 생활 속 주거공간이다.

이들 한옥은 주거공간의 변화와 삶의 흐름을 읽어내는 ‘생활사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객사·풍남문·경기전·향교 등 문화재가 많아 아이들을 위한 역사테마 학습의 공간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주변 한정식·비빔밥 집에서는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고, 명인·명창들도 둥지를 틀어 골목길 어귀에서 흥겨운 소리가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문화체험 시설이 많은 것도 한옥마을의 강점이다.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만지고, 듣고,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관광객들은 오감만족을 느낄 수 있다.

한벽루 전통문화센터에서는 일년 내내 국악과 판소리 공연이 이어진다. 지역특산품인 한지와 합죽선·도자기·목공예 등을 만들어 보는 공예품전시관과 명품관, 전국 8도의 명주를 감상하고 술을 직접 담아보는 술 박물관도 있다.

제기차기· 투호놀이· 널뛰기 등을 할 수 있는 놀이마당이 곳곳에 있으며, 골목길에서는 근사한 찻집과 공방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같은 전통문화 시설 덕분에 한옥마을은 영화·드라마의 배경무대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까지 촬영 팀이 찾아올 정도다.

태국 방송사의 경우 ‘같은 태양아래 지평선’이라는 드라마를 찍어 지난 1월부터 40부작으로 방영했다. 이 드라마가 뜨면서 태국관광객 1500여명이 올 들어 전주를 찾았다.

전주시가 집계한 한옥마을의 관광객은 지난해 285만명이나 된다. 2008년(130만명)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는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문조사 결과, 관광객의 87%가 “다시 한옥마을을 찾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송하진 시장은 “한옥마을이 ‘관광의 별’수상자가 된 것은 전주가 국내 최고의 관광명소로 도약할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야간관광 안내, 골목길 투어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명성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장대석 기자

◆관광의 별=문체부가 관광공사·관광협회·여행작가협회 등과 손잡고 올해 처음 실시했다. 관광시설, 관광상품, 숙박시설 등으로 나눠 진행했다.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1차 후보를 받아 5배수로 압축하고, 인터넷 투표(60%)와 전문가 심사(40%)를 통해 선정했다. 관광상품은 ‘제주 올레’가, 숙박시설은 ‘경주 라궁’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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