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동위원소 이용 3억년전 온도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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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수천만년 전 날씨가 추웠는지 더웠는지, 비가 많이 왔는지 가물었는지를 어떻게 알아낼까. 주로 쓰이는 방법은▶산소 동위원소 측정▶나이테 이용법▶생물 화석에 의한 것 등이다.

산소 동위원소 측정법은 보통의 산소인 O16과 그 동위원소인 O18의 비율을 재 온도를 알아내는 것이다. 추워지면 바닷물 속에 O18이 많아진다. 바닷물 속의 산소는 유공충이라는 플랑크톤의 껍질에 쌓이게 된다. 그래서 유공충 화석 속에 있는 O16과 O18의 비율을 재면 옛날의 온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는 유공충이 있었던 약 3억년 전부터의 온도를 알아낼 수 있다. 이 경우 오차가 생기는 것은 연대 측정 때문이다. 화석으로 온도를 알아내도 연대 측정의 부정확성 때문에 6천6백만년 전의 온도인지, 6천7백만년 전의 온도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또한 공룡이 사라진 6천5백만년 전쯤에는 유공충도 거의 멸종, 그 이후의 온도변화는 이 방법으로 알아내기가 어렵다.

1만년 전 이후의 기후는 나이테를 이용해 한해 한해의 온도를 거의 정확히 알 수 있다. 나무는 온도와 강수량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많이 변하고, 그 기록이 나이테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브리슬콘 잣나무는 4천년 이상 살아 고기후 연구의 보물단지로 불린다. 그보다 더 옛날의 날씨는 관 등에 쓰인 목재의 나이테를 이용해 알아낸다.

지난해 미국 컬럼비아대의 고돈 자코비 교수는 나이테를 이용해 '18개월 동안 여름이 없었다'는 알래스카 인디언의 전설이 사실임을 밝혀내기도 했다. 여러가지 생물의 화석으로 대략의 기후를 추정하기도 한다. 어떤 지역에서 덥고 습한 곳에 사는 생물 화석이 나타나면 그 지역의 온도가 높았다는 식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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