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읽기 BOOK] 컨설팅 업계의 황당한 얘기 좀 들어 보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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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위험한 경영학
매튜 스튜어트 지음
이원재·이현숙 옮김
청림출판, 448쪽
1만6000원

경영학도들이 보면 충격을 받을 책이다. 그들이 숭배하는 경영학의 대가들을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과학적 관리법을 창조한 테일러가 베슬리엠 철강회사에서 실험한 결과는 허구라고 주장한다. 과학적 관리를 통해 쇳덩어리를 운반하는 작업을 혁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테일러의 실험으로 철강회사가 큰 이득을 본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일러는 컨설팅 수수료로 당시 10만달러(현재가치로 250만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톰 피터스에 대한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경영서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그의 저서 『초우량기업을 찾아서』가 오류 투성이라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성공한 기업의 8가지 조건은 초우량 기업과 특별한 관계가 없거나, 성공의 원인이라기 보다는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은이는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A.T 커니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컨설턴트에겐 필수코스인 MBA 학위 없이 철학을 공부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이같은 이력 때문인지 컨설팅업계에 대한 그의 비판은 시퍼렇게 날이 섰다.

그는 컨설팅 업체를 전혀 전문성이 없는 집단이라고 주장한다. 컨설턴트가 컴퓨터를 켜면 바로 IT전문가가 되고, 컴퓨터를 들고 비행기를 타면 항공산업의 권위자로 행세한다는 식이란다. 독일철학을 공부한 경험밖에 없는 저자도 고객에게 독일 금융자산 전문가로 소개됐다고 한다. 따라서 디즈니사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의 경영 실패사례를 공부하는 것보다 리어왕의 경영 스타일에서 결점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게 훨씬 유용하다며 인문학적 성찰을 역설한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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