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후 바로 여행출발 '금요일 패션'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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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벤처기업에서 시작해서 대기업까지 확산됐던 근무복 자유화 바람이 최근 다시 보수적인 정장 차림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주5일제 근무를 앞두고 금요일만큼은 근무 후 바로 여행을 떠나도 손색없는 '프라이데이(금요일)패션'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프라이데이 패션은 일과 여가에 두루 어울리는 일종의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 '정장의 격식'과 '캐주얼의 편안함'을 결합한 형태로, 정장의 대명사인 넥타이와 신사화 대신 노 타이 복장에 캐주얼 신발로도 사무실 분위기를 해치지 않게끔 연출하는 게 포인트다.

편집자

◇남성들의 '프라이데이 패션'제안=대표적인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은 '시어서커 수트'(seersucker suit)라고 불리는 면 소재 재킷이다. 격식을 존중하는 영국 신사들은 무더운 여름에도 정장의 틀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지만, 실용적인 뉴요커들은 과감하게 넥타이를 벗어던지고 휴일에나 입을 법한 헐렁한 재킷을 직장에 입고 다닌다. 이같은 미국 패션의 영향으로 국내 직장인들의 프라이데이 패션도 면 재킷 위주로 짜여지고 있다.

면 소재 재킷은 가볍고 시원하기도 하지만 남방이나 티셔츠·폴로셔츠 등 어떤 옷과도 무난하게 맞춰입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평소 일할 때는 재킷 없이 남방셔츠나 스포티한 느낌의 니트만 입고 있다가 정장이 필요한 자리에선 손쉽게 재킷만 걸치면 되기 때문이다.

단, 면 재킷을 입을 때는 바지도 면 소재를 골라입어야 한다. 직장에서 양복 기지바지 위에 스포티한 티셔츠를 받쳐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옷입기다. 양복 바지는 양복 정장을 할 때가 아니면 피해야 한다.

재킷 안에 받쳐입는 남방셔츠나 니트는 튀지 않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게 좋다. 셔츠는 단조로운 단색보다는 스트라이프나 체크 무늬가 좋지만 패턴이 너무 두드러지지 않는 중간 크기를 고른다. 폴로 셔츠나 브이넥 니트는 그 자체가 캐주얼하면서도 보수적인 느낌을 갖고 있어 프라이데이 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케네스 콜과 LG패션 '헤지스'·DKNY·지이크·폴로 등이 이런 유의 의상들을 선보이고 있다. 비즈니스·레저 겸용 신발은 '소다'와 '클락스'등에서 찾을 수 있다.

◇여성들의 '프라이데이 패션'제안=여성들은 직장에서 아예 유니폼을 입거나 검정색 계열의 단순한 기본 스타일의 치마 정장을 많이 입었다. 하지만 최근엔 남성 직장인들의 캐주얼 바람을 타고 편하면서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캐포츠 룩을 입는 직장여성들이 늘었다.

캐주얼과 스포츠를 결합한 캐포츠 룩은 착용감이 편해 레저용 복장으로도 좋지만, 고급스런 감각이 있어 사무실에서의 정장 차림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근무복과 일상복·레저복의 여러 가지 기능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소재도 이전과 달라졌다. 과거에는 여성스런 실루엣을 살릴 수 있는 쪽으로 소재가 쓰였지만 요즘엔 통기성 등 기능을 중시한 소재 선택이 눈에 띈다.

캐포츠 룩은 남성들의 시어서커 수트처럼 특정한 대표 의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편안한 느낌의 스포티한 바지가 많이 등장하다보니 신발도 하이힐보다는 스니커즈로 매치하는 경우가 많다.

◇색상 선택도 중요하다=의상의 종류뿐 아니라 색상도 프라이데이 패션을 입을 때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여러 색상을 매치하는 것보다는 주색상 한가지로 분위기를 맞추는 게 좋다.

LG패션 '헤지스'이종미 디자인 실장은 "같은 색을 명도(톤)만 다르게 입는 톤온온 연출법이 유행"이라면서 "상·하의 중 무늬가 있는 경우 그 무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색상 하나를 선택해서 연출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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