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이광재 지사, 관용차 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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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바쁘다. 대부분 지사 업무에 준하는 행보다. 15일에는 강원도가 이 지사에게 관용 차량을 제공했다. 또 관사 이용도 허용할 방침이어서 이 지사의 직무 수행에 대한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이 지사는 15일 오후 강원대 권영중 총장을 만나 학교 부지인 석사동 대추나무골에 대한 국비 매입 방안 등을 협의했다. 저녁에는 춘천지역 언론사 사장들과 만찬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12~14일 황종국 고성군수 일행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

강원대를 방문할 때 그는 도청 측이 제공한 강원 50가 1978호 체어맨 승용차를 이용했다. 지사 직함이 있어야 이용하는 06버 1677호 승용차가 아닌 의전용이지만 이 지사에게 관용 차량이 제공된 것은 1일 취임식과 다음 날 도청 관련 기관 방문 이후 13일 만이다. 강원도는 도청 옆에 위치한 관사도 제공하기로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분야에 도지사로서의 품위 유지와 예우를 위해 주거 장소와 차량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6일 1만여 권의 장서를 관사로 옮기고 주말께 입주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문서로 행정안전부에 질의했고, 행안부 관계자는 13일 구두로 “강원도가 판단해 하라”며 사실상 승인했다. 강기창 강원도지사 권한대행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강원도당위원장인 황영철 국회의원으로부터 이 지사의 관사 및 승용차 이용 문제에 대해 행안부와 협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관사와 차량 제공에 대해 “제공 금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 소송할까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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