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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말없이 말하다 … 마음을 역사를 자연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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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뜨거운 태양 아래 어울리는 미술 장르는? 단연 사진이다. 쿨하고 건조한 매체의 특성에다 편리하고 질 좋은 사진기의 대중화에 맞물려 휴가 철 기록에 맞춤해서다. 사진의 계절 여름을 맞아 사진전도 이어진다. 평소 보기 힘든 사진 본바닥 유명 작가의 오리지널 프린트가 우리 곁에 왔다.

‘2010 동강국제사진제’의 기획전에 선보일 독일 사진가 티나 바라의 오리지널 프린트 ‘안나 페르틀 1’.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 제공]

◆2010 동강국제사진제=23일~8월 22일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동강사진박물관, 문화예술회관 등. 2001년 동강사진마을을 선포하며 시작한 여름 사진축제가 올해로 9회를 맞았다. ‘말없이 말하다’를 주제로 내세우고 10개 사진전을 마련했다. 기획전 ‘내 영혼의 휴식’은 토마스 루프·헬무트 뉴튼·티나 바라 등 독일 작가 11명의 오리지널 프린트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기존의 유형학적 독일 사진을 벗어나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초상 사진을 모았다. ‘2010 동강사진상’ 수상자인 강용석씨의 회고전, 박영미씨가 기획한 ‘전쟁이 남기다’ 전, 최재영씨가 책임위원으로 참가한 ‘지구촌의 여성’전 등 거리 전체가 사진으로 뒤덮인다.

해마다 전국 사진가들을 불러 모으는 강력한 중독성을 발휘하며 성장해온 사진제는 10주년을 맞는 2011년을 도약의 해로 잡았다.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 김영수 위원장은 “동강사진박물관 별관을 신축해 전시공간을 넓히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숙소도 내년 초 완공 예정”이라며 “영월 하면 사진이 떠오르는 문화 콘텐트를 가꿔가겠다”고 말했다. 02-2237-4160(dgphotofestival.com).

◆워커 에반스 전=9월 4일까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워커 에반스(1903~75)의 국내 첫 전시로 오리지널 프린트 140여 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 농민과 노동자의 삶을 잘게 쪼개 찬찬히 고전적으로 들여다본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새 영역을 개척한 거장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자기 눈으로 본 미국을 과장 없는 건조함과 사색에서 우러난 진실로 찍어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에게 하나의 전범이 됐다. 02-418-1315(photomuseum.or.kr).

◆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의 사진전=8월 15일까지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 만 레이(1890~1976)는 짧은 사진 역사에서 사진과 예술의 접목을 일구며 사진을 시각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선구자적 인물. 만 레이의 예술사진에 영향 입어 사진의 새로운 현실을 전개해간 오형근, 윤정미씨 등 국내외 작가 47명이 그의 작품과 나란히 근작을 내놨다. 지난 100여 년 사진이 나름 진화해온 길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02-2124-8800(seoul.org).

◆세바스티안 슈티제 전=31일까지 서울 사간동 선 컨템포러리. 세바스티안 슈티제(42)는 세계문화유산 지역을 찾아 다니며 그 원시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는 벨기에 사진작가. 화려한 식물 서식지로 알려진 아프리카의 르웬조리 산맥을 중심으로 신화 속 정원을 들여다본 듯 흑백사진으로 잡아낸 대자연의 모습은 꿈 장면을 바라보는 것처럼 오묘하고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02-720-5789.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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