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수자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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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우리나라 1백세 이상 장수자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한국 백세인 연구단이 전국 1백세 이상 장수자 1백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요약해 소개한다.

◇생활습관〓가장 큰 특징은 오래까지 직업활동을 해왔다는 것. 남성은 75세, 여성은 72세까지 농사일 등 생업에 종사했다.1백세 이상 장수자의 38%는 지금도 집안일과 마을 나들이, 밭일 등 육체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대부분 30년 이상 배우자와 사별해 혼자 살고 있으며 이들의 71%를 며느리가 수발했다.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은 TV 시청으로 67%를 차지했다.

◇식생활〓무엇을 먹는가보다 어떻게 먹는가가 중요했다. 즐겨 먹는 식품의 종류는 저마다 각각이었던 반면 먹는 방법엔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거의 대부분 장수자들이 전·부침·조림·나물처럼 데치거나 쪄서 먹었으며, 둘째 하루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제 시간에 먹었다. 반면 채소를 생 것으로 먹는 비율은 3%에 불과했으며 열량이 높은 튀김류나 짠 젓갈류를 적게 섭취했다.

◇심리와 유대관계〓농담을 잘 하는 여유있는 마음가짐과 끈끈한 가족간 유대관계도 특징. 대부분 며느리 등 가족들과 사이가 좋았다.백세인 조사단에게 "나가다가 내가 며느리 칭찬하더란 소리 꼭 해줘"라고 부탁할 정도.

"이웃에 사는 일흔이 넘은 막내아들을 한나절만 못봐도 보고 싶다"고 말하는 백세인 할머니도 있었다.

◇거주 지역=장수촌은 따로 없었다.1백세 이상 장수자가 인구 10만명당 21인을 초과하는 이른바 장수촌이 전국적으로 14개 시·군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주변의 중산간지역에 몰려있으며 전남 및 제주 해안이 일부 포함된다. 너무 가난하거나 너무 부유하지도 않으며 너무 개발되거나 너무 개발되지 않은 곳도 아니었다.

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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