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더 내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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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동차보험료 자유화정책이 시행된 지 1년 동안 자동차 보험료가 8~10% 가량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올 들어 손해율이 크게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회사별로 0.5~2%의 보험료 추가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화 효과=지난해 여름 자유화 시행 이후 보험료 인하 경쟁에 불을 지핀 곳은 쌍용화재. 차보험에 처음 가입한 사람들에게 적용해 오던 범위요율을 1백80%에서 1백40%로 크게 내렸다. 이에 질세라 다른 보험사들도 갖가지 상품을 들고나와 보험료를 내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교보생명이 손보업에 진출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졌다. 교보는 다른 보험사에 비해 무려 15%나 싼 상품들을 취급했다. 대리점없이 인터넷만으로 상품을 팔아 비용을 절약한 덕분이다. 올 5월 제일화재도 온라인 상품 시판에 들어가면서 온라인 차보험 시장도 달궈졌다.

대형 보험사들은 서비스 위주의 전략을 펼쳤다. 삼성화재는 '가격보다 서비스'라며 지난해 11월 연간 1만6천3백원만 추가로 내면 차량 정밀진단과 긴급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니카보험을 출시했다. '사고 후 혜택에서 사고 전 서비스 기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LG화재는 형사 합의금을 지원하고 수리 차량을 운반하는 매직카보험으로 맞섰다.

◇가격 인하 얼마나 되나=금감원 박용욱 특수보험팀장은 "가격자유화를 시행하자마자 보험료는 5.6% 내렸고, 이후 경쟁이 심해지면서 4% 정도 더 내려 보험사별로 최대 10%까지 보험료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서비스 경쟁까지 감안하면 고객입장에선 자유화의 혜택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그러나 지나친 가격 인하 경쟁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린화재의 윤인섭 부사장은 "보험사가 지나친 가격 경쟁에 매달릴 경우 경영 효율이 나빠지고 결국은 서비스가 부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더 내려갈까=그린화재의 올 1분기(4~6월) 손해율은 64%. 고객에게서 보험료를 1백원 받았다면 64원이 보험금으로 지급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손해율이 73%였으니 엄청나게 낮아진 셈이다.

삼성화재도 올 1분기 손해율이 63.1%이고, ▶LG(61.5%)▶현대(60.8%)▶동부(63%)▶동양(66%) 등 다른 보험사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보험사의 손해율 평균이 2000년 74.6%, 지난해 68.3% 등으로 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보험료 인하 요인이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과 업계는 그러나 앞으로 보험료를 내린다 하더라도 적게는 0.5%, 많아야 2%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선구·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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