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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실적 전망 '흐림' 반도체관련株 숨죽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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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반도체 업종이 힘 잃은 국내 증시에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많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미 증시 불안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자 반도체 주에 큰 기대를 걸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간판 정보통신(IT) 종목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환율 하락과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으로 2분기보다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표 참조>

이는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반도체 관련주들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삼성전자가 거래소시장 시가총액의 17%나 차지할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데다 그동안 반도체 관련주들은 삼성전자 주가에 연동돼 움직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9일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11%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는 4.3% 떨어졌다. 또 미래산업·디아이·동진쎄미켐 등 반도체 관련주들도 7% 이상 하락했다. 종합주가지수 역시 2.48% 뒷걸음질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오르려면 모멘텀(상승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그럴 조짐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원화강세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나 돼 원화 가치가 오르면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을 1천1백50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2분기 평균환율(1천2백70원)보다 9.4% 낮은 것이다. 환율이 하락한 만큼 수출단가도 떨어지는 셈이다. SK증권은 환율이 1백원 떨어지면 삼성전자의 연간 이익은 3천2백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많이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 전망도 밝지 않다. SK증권은 지난 2분기에 삼성전자의 128메가 SD램 평균 판매가격이 3.9달러였으나 3분기에는 3.5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전우종 연구원은 "PC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경기회복 지연으로 설비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다"며 "3분기에 원화강세로 인한 이익 감소분을 반도체 수요 증가가 메워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3분기에 삼성전자의 액정화면장치(LCD) 평균 판매가격이 2분기보다 5% 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전략은=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이익규모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하면서도 해외 IT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삼성전자 홀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 전 연구원은 "장기투자자는 현재 가격에서 삼성전자를 사도 될 듯하고, 단기투자자는 추가 하락할 때를 엿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원은 "30만원대 초반에서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한편 반도체 장비·재료업체들은 하반기에 실적이 좀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올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4조8천8백억원 가운데 31%(1조5천4백억원)만 상반기에 집행됐기 때문이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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