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극장표 사니 영화값 오히려 싸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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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40대 중반의 직장인 김수영씨는 최근에서야 영화 관람료를 신용카드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기껏해야 7천원 하는 극장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기가 쑥스럽긴 하지만, 주말마다 영화 보는 게 큰 즐거움인 그는 요즘 신용카드로 한달 평균 1만원 가량 절약하고 있다. CGV·메가박스 등 전국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과 신용카드사간의 제휴망을 이용, 한달에 영화 한편을 '덤'으로 보게 됐다.

충무로와 신용카드사의 '손잡기'가 활발하다. 011·KTF·019 등 이동통신사와 극장, 그리고 영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공조 또한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현장 예매를 통한 관람료 할인은 물론, 때에 따라 무료 감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극장들의 카드 마케팅이 활기를 띠면서 요즘은 "제값을 내고 영화를 보면 바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그만큼 극장·카드사·이동통신사별로 세분화된 극장료 할인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객 확보라는 극장 측의 수요와 한계에 다다른 신용카드 사용자를 문화 마케팅을 통해 확대하려는 카드사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별표 참조>

특히 이동통신 회원 카드와 신용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영화 관람료를 중복 할인(3천원 가량)받을 수 있어 요즘 젊은 관객들 사이에 인기가 크다.

실제로 극장료 카드결제는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6개 스크린을 운영 중인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경우 지난 5월 신용카드(28%)와 이동통신 카드(31%)의 사용 비율이 전체 관객의 59%에 이르렀다.

국내 최대의 극장망을 갖춘 CGV도 지난해 7월 17%에 그쳤던 카드 사용 관객이 최근엔 40%대로 상승했다. 다만 카드사별로 카드 종류·상영 요일·상영관 등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객들도 알뜰 영화감상을 위해선 서비스 종류를 알아봐야 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현대카드 박지현 대리는 "관람료 할인은 물론 영화 관련 각종 이벤트를 공동 개최하는 등 영화사와 카드사의 협조 체제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장권을 사면서 창구 직원에게 신용카드나 이동통신 회원카드 할인 혜택 여부를 물어보는 것을 습관화하면 더 좋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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