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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본체공사 내달 7일 착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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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북 경수로(輕水爐)발전소 공사가 20일 남북 간 직항공로 개통에 이어 다음달 7일 경수로 본체 콘크리트 공사 착공식을 하게 됨에 따라 탄력을 받게 됐다. 16일에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대표단이 방북, 북측과 핵 사고시 보장 문제를 다룰 원자력손해배상의정서 협상에 들어갔다.

강원도 양양과 함남 함흥 선덕공항 간을 운항할 경수로 인력·물자 수송용 항로의 개통은 당초 13일로 잡혔다가 서해교전 때문에 미뤄지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이 항로는 2백50㎞ 구간을 40분에 운항할 수 있다.

다음달 7일로 잡힌 콘크리트 공사 착공은 노(爐)가 자리할 지상 65m 높이의 돔형 격납용기를 만드는 것으로 본체 공사가 착수됨을 의미한다.

착공식을 위해 한·미·일과 유럽연합(EU)등으로 짜인 국제기구인 KEDO 집행이사회 장선섭(張瑄燮·경수로기획단장)의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취재진 등 1백50명은 다음달 6일 속초항에서 한국해양대학 실습선인 한나라호를 타고 방북한다.

공사가 본격화하면 현재 남측 7백30명, 북측 90명, 우즈베키스탄 인력 6백30명 등 1천4백50명 수준인 공사 인력은 최대 5천명으로 늘어난다.

앞서 지난 2일 남한에 온 핵안전감독위 김영일 국장 등 북한의 핵안전 규제요원 25명은 대전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은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지난 주말엔 참조발전소인 울진3,4호기도 둘러봤다. 또 지난달 5일부터 금호지구 현장에서는 1백23명의 북측 경수로 운영요원이 KEDO 측에서 연수훈련을 받는 등 순조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교육을 마치는 10월 이후 남한에 와 현장교육(OJT)를 하게 된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협정에 따라 1천MW급 2기를 짓는 대북 경수로 공사는 현재 20%의 공정을 마쳤다. 당초 2003년이던 완공 목표 시한은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와 98년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늦어져 2009년 말께로 미뤄진 상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북측은 공사 지연에 따른 전력 보상을 요구하며 핵 동결 해제를 위협하는 등 미국·KEDO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게다가 미국 부시 행정부 일각에서는 경수로 핵심 부품 인도와 함께 대북 핵 사찰이 시작되려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들어 북한을 압박하고 있어 2003년 북 핵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 현장이 부산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핵 사찰 등을 둘러싼 북·미 간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17일 "북한은 최근 들어 경수로 사업을 추진 주체인 KEDO와의 사업으로 인식, 서해교전 등 남북관계의 부침과는 분명한 선을 긋고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北경수로 건설 일지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채택

95년 12월 북·KEDO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

97년 8월 부지 정지공사 착공식

98년 11월 KEDO, 경수로 재원 분담 결의

2000년 2월 KEDO·한국전력 주계약(TKC)발효

2001년 9월 본관 기초 굴착공사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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