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양대 자동차 날개 단 LG화학, GM이어 포드에도 배터리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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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포드에도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 미국 양대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배터리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외신과 LG화학에 따르면 포드는 13일(현지시간) 내년부터 양산하는 전기자동차 ‘포커스(Foucs)’의 2차전지 공급업체로 LG화학의 미국 자회사인 콤팩트파워(CPI)를 선정했다. CPI는 LG화학이 2001년 지분 100%를 투자해 미국에 설립한 연구·생산 법인이다. 15일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열리는 CPI의 2차전지 공장 기공식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한다.

2009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전시된 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와 이자동차에 탑재될 LG화학의 배터리팩. T자형의 배터리팩이 자동차 아랫부분에 장착된다. 볼트는 올해 10월께 미국에서 시판될 예정이다. [LG화학 제공]

포드는 디트로이트 인근의 미시간주 웨인에 공장을 지어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00마일(160㎞)까지 달릴 수 있는 포커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드는 2012년까지 포커스와 소형 밴인 ‘트랜지트 커넥트’ 등 5종의 전기차와 전기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드 측은 “LG화학이 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 등 배터리셀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고 있는 게 공급업체 선정의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셀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부품이다.

LG화학은 “홀랜드 공장에서 생산될 2차전지는 GM에 공급하게 되고, 포드에는 일단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라며 “포드사에 2차전지를 공급하기 위한 현지공장을 추가로 건설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포드의 결정은 LG화학이 하이브리드차부터 순수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현재 GM, 포드를 포함해 현대·기아차, 볼보 등 모두 7개 업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했다.

LG화학의 주가는 포드에 2차 전지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4일 전날보다 1.1% 오른 32만500원에 마감했다. 5거래일째 상승. 이 회사의 14일 기준 시가총액은 21조2399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을 제치고 6위를 기록 중이고, 5위인 삼성생명(21조400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염태정·김선하 기자

◆2차전지=한 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건전지)와 달리 충전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전지다. 리튬이온전지, 니켈-수소전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기차용 2차전지는 휘발유·LPG를 대신해 자동차를 움직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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