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라크 공격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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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의 이라크 압박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5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할 의사를 재차 밝힌 가운데 미 국방부는 지금까지 수립해 놓은 모든 전쟁계획을 보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의 메이저 무기 제조업체들은 정밀무기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이라크도 15일 긴급의회를 소집하고 국민에게 전쟁 준비를 경고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 임시회의를 요구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모든 전쟁계획 신규 보완'=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사진)은 15일 "이라크 공격 계획을 포함해 국방부가 수립해 놓은 수십개의 긴급 전쟁계획을 전면 업데이트하라며 긴급지침을 군부에 시달했다"고 CNBC-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테러조직 등의 위협으로)미국의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정확한 위기상황이 측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전쟁이 시작될 때까지 어떤 계획도 누설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밀 무기 양산=미국의 대형 항공군수업체인 보잉사는 미주리주 공장에서 9백㎏ 미만급 재래식 폭탄을 정밀유도탄으로 전환시켜 주는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키트 생산량을 지난해 월 1천개에서 최근 1천5백개 이상으로 늘렸다.

보잉사는 내년 중반까지 JDAM을 월 2천8백개 생산해 14개월 내에 미군의 보유량을 4만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JDAM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5천개 정도가 소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군 중부사령부의 전 해군작전 책임자 스티븐 베이커 퇴역소장은 "미국 무기업체들은 JDAM·레이저 유도탄·토마호크 미사일 등 이라크 공격에 필요한 무기의 생산량을 두배로 늘린 상태"라고 전했다.

◇긴박한 이라크=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는 15일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긴급소집된 의회 특별회의에 제출한 문서에서 "이라크 국민은 1991년 걸프전 때보다 더욱 큰 위협이 될 전쟁에 맞설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라크 의회도 이날 "후세인 대통령의 모든 안보조치를 전폭 지지할 것"을 결의하고 아랍연맹과 유엔안보리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해 미국의 공격위협이 유엔 헌장 위반임을 알리기로 결정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요르단 국왕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중동에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재차 밝혔다.

한편 미·영 공군은 14일 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남쪽으로 1백60㎞ 떨어진 나자프주의 '군사시설 추정물'들을 폭격해 민간인 한명이 숨지고 여섯명이 부상했다고 이라크군 대변인이 밝혔다.

미군 합참 작전차장 존 로사 2세 준장은 "이라크 상공의 비행금지구역을 순찰하던 미·영 공군기들이 이라크의 공격을 받아 응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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