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명강의 골라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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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사회탐구 강의 잘하는 서울 노량진 한 학원 A선생.

수학 명강의로 소문난 서울 목동 한 학원의 B선생.

이들 강의를 들으려면 책 보따리를 싸 메고 학원마다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강의 등록을 하려면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한다. 그나마 서울 학생들만 가능했고 시골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러나 집에서 이들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학원 명강의만을 전문으로 현장 중계해 주는 사이트가 생겼기 때문이다.

케이스 e학원(www.e-case.co.kr). 케이스 학습지로 유명한 한국교육미디어의 자회사다. 지난해 12월 설립됐다. e학원은 서울 시내 학원의 명강의를 인터넷으로 중계한다. 그 강사의 강의 장면을 그대로 찍어 편집하지 않고 동영상으로 내보낸다. e학원은 과목별 명강의 강사들로 드림팀을 구성한다.

이들의 강의를 현장 녹화해 집에서 이를 볼 수 있게 한다. 명강의만을 하는 '가장 좋은 학원'이 인터넷 공간에 설립된 것이다. 지리산 밑에서도 학생들이 서울의 명강사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니 단연 인기다.e학원은 지난해 개원과 함께 '사과탐 드림팀'을 구성했다. 사회·과학탐구 전문학원으로 잘 알려진 서울 노량진 정진학원과 목동 청솔학원에서 지학 엄인경 선생과 생물 최연순 선생을 인터넷 공간으로 불러낸 것이다. 이들의 강의를 그대로 찍어 가공 없이 내보냈다. '사과탐 8주 완성 겨울방학 대특강'이었다. 이 강의는 2천여 명이 들었다. 덕분에 e학원은 40여일 만에 2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들어서는 더욱 인기여서 지난 5월에는 2만여 명(과목 중복 포함)이 e학원의 강좌를 신청했다. 학생 수에서 보면 유명 오프라인 학원보다 더 커진 셈이다.

인터넷 명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종전의 '축 처진' 동영상 강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학원 강의를 그대로 현장 중계해 강사의 손짓과 강의실의 박진감이 실시간처럼 느껴져서 학습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명강의를 듣기 위해 먼 거리 통학하거나 줄서 기다려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없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청을 하면 실제 학원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즉시 무료로 택배로 보내 줘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것과 큰 차가 없게 했다. 한국교육미디어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1백억 원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하기도 했다. 문의 02-6245-9360.

메가스터디(www.megastudy.net)는 '스타강사 집합소'를 지향한다. 사회탐구 손주은 선생, 언어영역 최성진·이효상강사, 수리탐구 박장준 강사 등 이른바 스타강사의 강의를 현장 중계한다. 수능은 물론 논술·면접구술 강의까지 모두 4백여 개 강의를 서비스하고 있다. 문의 02-521-8625.

한국교육미디어 최송목 사장은 "서울대 진학생의 40%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좋은 교사·강사의 이 지역 집중과 무관하지 않다. e학원은 전국의 고교생에게 균등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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