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株 아직도 푸대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국내 은행들의 실적은 외국 유명 은행에 비해 뒤지지 않으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15일 국민·신한·하나·한미 은행 등 4개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은 외국 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개선됐다고 밝혔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올해 국내 4개 은행의 평균이 22.5%로 미국 은행(17.1%)과 영국 은행 (19.2%)·홍콩 은행 (19.8%)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은행은 시티그룹·BOA·바클레이즈·스탠더드 차터즈·항상·윙항 은행 등 미국·영국·홍콩 등의 15개 은행이다.

또 부실여신 비율은 국내 은행이 1.8~3.4%로 영국(1~5.9%)·미국(1~2.6%)·홍콩(1.1~3.8%)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실적에 비해 주가의 평가 정도를 측정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8일 현재 국내 4개 은행이 7.6~9배로 미국(11.8~15.4배)·영국(11.1~16.8배)·홍콩(9.4~16.4배)보다 낮았다.

실적에 비해 국내 은행 주가가 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내 4개 은행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1주당 순자산가액으로 나눈 수치)은 1.66배로 조사 대상 국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PBR가 낮다는 것은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것을 뜻한다.

대투증권 배정현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국내 은행주가 저평가된 것은 한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불신 때문"이라며 "외국인의 불신만 걷힌다면 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각각 8만5천원, 2만5천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