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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용품·여자는 남자용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유니 섹스'를 넘어 '크로스 젠더(Cross Gender)'로.

성(性)의 경계선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요즘 '남녀공용'에 만족하지 못하는 신세대가 늘면서, 남성용 패션 제품을 찾는 여성과 여성용 물건들을 찾는 남성이 늘고 있다.

남성 전용 보석류 브랜드 '바스타타'의 경우, 윗부분이 사각형으로 넓게 만들어진 반지나 남자용으로 제작된 목걸이와 실버 귀걸이·팔찌 등이 여자 고객들에게도 팔리고있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바스타타'매장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여자 손님 중 50% 정도는 남자 친구가 아니라 자신이 착용할 보석류를 사기 위해 온 경우"라고 전했다.

남성용 빅 사이즈의 메탈 시계는 최근 신세대 직장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

정장이나 캐주얼 모두에 잘 어울리며, 활동적으로 보인다는 게 여성들이 남성용 시계를 차는 이유다.

캘빈 클라인이 몇달 전 내놓은 남성용 향수 '하이어'의 경우도 여성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이다.

중성의 느낌이 나는 시원한 향이 신세대 여성들의 후각을 만족시킨 것 같다는 게 관계자의 분석이다.

작은 사이즈의 신사용 구두나 남자용 커다란 청바지 역시 색다른 멋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남성 전용'의 딱지가 떨어졌다.

남성들도 '여성용'제품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코의 피지를 제거해 주는 코 팩이나 얼굴용 팩은 '꽃미남'이 아니더라도 피부 관리에 신경쓰는 남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최근 건성 피부 여성을 위한 시트 마스크 제품을 내놓은 '에스까다'화장품 관계자는 "남성들의 경우 피부가 번들거리는 동시에 건조한 경우가 많다보니 팩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여자들이 화장을 효과적으로 지우기 위해 사용하는 소형 미용기구 역시 피부에 유분이 많거나 여드름이 심한 남성들 사이에서 각질 제거용으로 애용되고 있는 추세다.

헤어 밴드는 이미 머리가 긴 남성들에게 여름나기 필수품이 됐다.

이밖에도 '록시땅'이나 '아베다'등 자연스러운 향이 나는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제품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에 만족하지 못한 고정 남성 고객을 적잖이 확보하고 있다고.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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