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TV가이드] 명감독들 러닝타임 10분 릴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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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마지막 날에 '시간이란 무엇인가'를 영상으로 생각해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분. 그 안에 온 세상이 담겨 있다. 아인슈타인을 인용하면 이른바 상대성의 원리. 싫은 사람과 있으면 10분이 10시간처럼, 좋은 사람과 있으면 10분이 10초처럼 느껴진다.

아키 카우리스마키(핀란드).빅토르 에리스(스페인).베르너 헤어초크(독일).빔 벤더스(독일).짐 자무시(미국).스파이크 리(미국).첸 카이거(중국).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7명이 시간의 문제를 파고들었다. 각 감독에게 할당된 시간은 10분. 개성이 각기 다른 그들이 '10분의 미학'에 도전했다.

그렇다고 골치 아픈 영화로 오해하지 말 것. 일상의 구석구석을 촌철살인 비슷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10분은 한 중년 남성이 그간 잊고 살았던 옛 여인을 불러내는 계기가 되고(아키 카우리스마키), 정신없이 바쁜 유명 배우가 꿀 같은 휴식을 즐기는 무대가 된다(짐 자무시). 탄생.사멸.사랑.자연.문명 등 주제도 다채롭다. (감독:아키 카우리스마키 등 7인, 제작:2002년, 장르:옴니버스, 등급:12세, 원제:Ten Minutes Older:Trum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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