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 초고속망 2005년까지 속도 15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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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민영화를 앞 둔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파워콤의 가장 큰 매력은 전국에 걸쳐 깔려 있는 통신망이다. 하나로통신·데이콤·두루넷 등 통신사업자들이 파워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이 통신망을 확보할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파워콤의 설비는 광케이블이 6만6천6백70㎞, 동축케이블이 4만6천5백33㎞나 된다. 때문에 파워콤을 인수하는 업체는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고, 전국 1천5백70만가구 중 1천만가구 이상에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정보통신부 초고속정보망과 김치동 과장은 "국내 정보통신망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추진한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현재의 인터넷 기술은 저급 수준이기 때문에 2004년까지 품질이 보장되는 고급 인터넷망을 구축,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망 얼마나 깔려있나=국내 통신망은 대부분 민간 통신사업자가 구축했다. 현재 한반도 남쪽에 깔려 있는 통신망은 광케이블과 구리케이블(동축케이블)로 구분된다.

광케이블의 경우 총 31만3천㎞에 걸쳐 깔려 있다. 광케이블은 특성상 한 가닥이 아니라 수가닥~수십가닥 이상으로 엮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광케이블이 깔린 총 연장길이는 8백66만5천㎞다. 광통신망은 대부분 전화국이나 주요 통신집단시설(대기업건물·대규모 아파트단지 등)에까지 연결됐다.

하지만 전화국에서부터 각 가정에 이르는 통신망은 아직 구리통신망이 대부분이다. 동선(구리선)으로 불리는 일반선로는 전국에 29만㎞가 깔려 있다.

이외에 구리선보다는 굵어 케이블TV용 회선으로 많이 사용되는 동축선로도 총 10만9백㎞가 구축돼 있다.

정부는 통신사업자에게 일정액을 투자, 통신망을 구축하게 한 다음 이용요금을 싸게 내는 것으로 투자액을 회수한다. 민간사업자들은 정부지원 외에 자체 비용으로 통신망을 깔고 있다.

현재 통신망를 갖고 있는 기업은 KT·하나로통신·두루넷·파워콤·데이콤·온세통신·드림라인·GNG네트웍스·한솔아이글로브·SK텔레콤 등이다. 이 중 KT는 2001년 말 기준으로 총 1만7천㎞에 이르는 시외광케이블과 38만㎞에 이르는 시내케이블을 갖고 있다.

많은 통신사업자들이 각각 통신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전국의 통신망은 거미줄처럼 엮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같은 지역에 중복해 깔린 통신망도 많다.

실제 하나로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이 합병하면 통신망 중복은 가장 적은데도 그 비율은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속망 2005년까지 완성=정부는 국내 통신망을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전환 중이다. 통신망을 통해 전화 등은 물론이고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모든 통신망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05년까지 전국의 가정에 광케이블을 연결하려는 일본과 달리 광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초고속가입자회선(VDSL)·케이블TV모뎀·위성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초고속통신망을 구축, 전국의 가정에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정부·공공기관 등이 사용하는 초고속국가망의 경우 전국의 1백44개 모든 지역까지 고속·대용량(15Mbps~40Gbps)의 광케이블망에 초고속(ATM)교환기를 이미 설치했다. 이에 따라 2만8천9백여개의 공공기관이 이 초고속망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 가정이나 기업체·소호(소규모 개인사무실)등에서 사용하는 초고속공중망의 경우 현재 평균속도가 1.88Mbps수준이다. 정보통신부는 주요 통신업체와 공동으로 2005년까지 주요 기업체·소호 등이 광케이블 또는 초고속가입자망(VDSL)과 직접 연결되도록 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반 가정에서는 2005년까지 인터넷 이용 평균속도가 26Mbps가 되도록 초고속가입자망·케이블TV모뎀·위성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을 보급할 예정이다.

통신사업자연합회 임두순 실장은 "국내 통신망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선두권"이라면서 "비용 때문에 전국의 가정에 광케이블을 보급하지는 못하지만 노후된 구리선을 점진적으로 광케이블로 바꾸고 있어 국내에서도 '전국 광케이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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