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목우회 고문? 보소, 고문이 한두 군데인가 … 유치한 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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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13일 오전 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연합뉴스]

13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일성이었다. 그는 리비아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려는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해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다가 이날 귀국했다.

그가 언급한 ‘약속’은 지난해 6월의 정치불개입 선언이다. 당시 국회의원 재·보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이 대통령 친형인 이 의원을 통하면 된다)’ 논란이 생기자 정치 2선으로 물러나겠다고 한 결단이었다. 이후 그는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고 자원외교에 몰두했다. 그런 그가 ‘약속’을 거론한 까닭은 “영포목우회·선진국민연대 파문의 배후에 이 의원이 있다”는 야당의 주장 때문이다. 이 의원은 “(배후설을 언급한) 그분들이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영포목우회와 관련해선 “포항 출신으로 열심히 공부해 공직자가 된 사람끼리 만든 친목단체인데 무슨 범죄집단처럼 취급받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지금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곧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개입 논란과 관련해 일부 청와대 비서관이 사직서를 냈다.

“그분들과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각자 자기 일을 했는데 내게 물어보면 어떻게 하나.”

-‘배후설’을 제기한 사람들이 책임지라고 했는데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도 포함되나.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적 발언에 일일이 개입하고 싶지 않다.”

-영포목우회 고문으로 돼 있다.

“(목청을 높이며) 보소. 고문이 한두 군데인가. (의혹 제기하는) 그 사람들도 다 어디 고문이다. 유치한 소리 하고 있다.”

-영포목우회 모임엔 참석한 적 있나.

“한 20년 전 국회의원 초기에 모여서 저녁 먹고 헤어지고 그랬다. 만나 보니 조직도 없더라.”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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