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후 처음으로 6자회담 참가국 모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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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처음으로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다. 북한에서는 박의춘 외무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13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의춘 외무상이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 3개국 순방을 추진 중”이라며 “순방을 마친 뒤 ARF에 참석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1일 서울에서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를 한 뒤 ARF에 참석한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ARF에 참석한다.

박 외무상은 ARF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핵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조치를 비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유 장관과 박 외무상 간에 설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박 외무상과 힐러리 장관 간의 즉석 회동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정부는 이번 ARF에서 안보리 의장성명과 비슷한 수준의 대북 규탄 성명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지만 큰 기대는 걸고 있지 않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이 말했다. 한 당국자는 “ARF엔 중국·러시아 외에 남북한과 모두 수교한 동남아 국가들이 참가한다”며 북한을 일방적으로 규탄하는 성명이 도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북과 대화 위한 대화는 안 한다”=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 담당 차관보는 12일(현지 시간)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며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먼저 북한의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구체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한 평화협정·비핵화 노력을 밝힌 것과 관련, 이같이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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