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침수… 항공기 무더기 결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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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5일 태풍 '라마순'이 북상하면서 폭우와 강풍으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고 가옥이 침수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2년 전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냈던 '프라피룬'과 같은 경로를 보이고 있는 이 태풍은 6일 낮 우리나라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야영객 등을 긴급 대피시키고 119·군부대·경찰 등과 함께 인명구조 태세를 갖추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항공기·여객선 무더기 결항=제주·포항·여수·목포 등 상당수 공항의 이·착륙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선·국제선 항공기들이 결항됐다. 서울~제주간 등 제주도를 운항하는 국내선 1백58편과 제주에서 상하이·후쿠오카·오사카 등으로 향하는 국제선 12편도 뜨지 못했다. 여수·목포 공항에서도 항공기 17편의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이날 하루 결항된 항공기는 국내선 3백3편, 국제선 25편으로 집계됐다.

연안 여객선 운항도 대부분 중단됐다. 제주와 내륙을 잇는 6개 항로 여객선이 이날 전면 통제된 것을 비롯, 전남북·충남·경남북·인천·부산 등의 여객선도 운항이 금지됐다.현대아산의 금강산 유람선도 6일 결항하기로 했다.

◇피해 속출=5일 오후 6시30분쯤 경남 산청군 산청읍 산청리 제용상회 앞 하수도에서 양모(6·산청읍 옥산리)군이 물살에 빨려들어가 실종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시10분쯤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모슬포항 서방파제 부근에서 바람을 쐬던 신희주(35·대정읍 상모리)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남제주군 성산포항에 대피 중이던 선박 7척이 좌초했고 서귀포·남제주의 방파제 다섯곳이 파괴됐다.

또 제주시 연동 한라초등학교 급식소와 외도동 '우렝이'마을,북제주군 조천읍 함덕리의 일부 주택이 침수됐으며 서귀포시 월평동 천해수산과 벧엘수산 등 두개 양식장에서 넙치 40여만마리가 폐사해 10억원 이상의 피해를 냈다. 이밖에 제주시 연동 한라초등학교 등 14개 초등학교와 제주시 용담동 제주사대 부속중학교 등 15개 학교가 이날 하루 임시휴교했다.

또 경남도 교육청은 6일 하루 동안 유치원, 초·중학교 등 1천4백50개 학교에 대해 임시휴교조치를 내렸다.

이날 저녁 거창~함양간 1084호 지방도와 1001호 지방도 등이 산사태에 따른 도로 유실로 차량통행이 중단됐다.

◇지자체 비상=제주·경남·부산·충남·강원 등 각 지자체는 한라산·지리산·설악산 등 국립공원과 해수욕장·하천에 대해 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한편 등산·야영객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행자부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행락객 2천8백55명과 등산객 1천1백63명, 저지대 주민 2백73명 등 4천2백91명이 안전시설로 대피했으며, 9만1천1백81척의 선박이 대피하거나 항구 등에 정박 중인 것으로 집계했다. 자치단체들은 또 피항 어선과 해상 가두리 양식장, 침수 예상지역 등을 대상으로 점검 활동을 벌였다.

전국부·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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