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ARTIS 제약부분 CEO 토마스 에블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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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노바티스는 화이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머크.존슨&존슨에 이어 매출 기준으로 세계 5위를 달리고 있는 제약회사다. 노바티스는 한 해에 매출의 19%인 38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다른 제약회사의 R&D 투자가 매출의 10% 수준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동아시아 시장 방문차 한국에 들른 토마스 에블링(사진) 노바티스 제약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해서 순익이 줄어들지 몰라도 제대로 된 신약이 미래 매출에 기여할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5년 동안 19% 투자 원칙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매출이 늘어나면 R&D 투자 비중이 줄어들 수 있지만 생산성을 더 높여 업계 평균보다 더 많이 투자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바티스가 이렇게 R&D에 치중하는 것은 1년에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려줄 신약(제약업계에서는 이를 '블록버스터'로 부른다)을 2008년까지 7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 때문이다. R&D 투자액 중 3분의 1은 장기적인 연구에 투자하고, 3분의 2는 제품개발에 투자한다는 3대 1 원칙을 지키고 있다.

제약회사가 R&D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은 제약업계의 특성상 계속적인 신약개발을 하지 않으면 미래가 매우 불안하기 때문이다. 에블링 사장은 "세계 10위권에 드는 제약사 중 30%는 멀지 않은 장래에 인수합병돼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로 다양한 신약 제품군(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에블링 사장은 최근 머크사 등 글로벌 제약회사가 제품의 부작용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제품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환자가 고통을 받는 것은 물론 회사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며 "신약 출시 스케줄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안전은 결코 양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신 그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실험 데이터를 취합하고 정리해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터넷 등 IT 인프라가 발달한 한국의 병원들과도 임상시험 분야에서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997년 노바티스에 입사한 에블링 사장은 독일에서 펩시콜라 지사장을 한 이색경력이 있다. 그는 "콜라 마케팅과 제약 마케팅은 모두 소비자 지향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약회사가 훨씬 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 노바티스에서 만드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노바티스=지난해 매출은 249억달러, 순이익은 약 50억달러였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유방암 치료제 페마라, 항진균제 라미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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