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 추스르기 나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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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95년 시작된 민선 지방자치가 3기를 맞았다.

앞으로 4년간 '풀뿌리 민주주의'의 도약을 다져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닌 새 자치단체장들은 임시 공휴일인 1일 대부분 출근해 집무를 시작한다. 특히 단체장이 모두 바뀐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세 곳은 전국 자치단체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이명박(李明博)시장은 1일 관악구 신림동 수해 취약지역 현장 점검을 시작으로 첫 공식 집무를 시작한다. 취임식은 2일 한다.

당장 李시장이 머리를 싸매야 할 일은 인사 문제다. 부시장단이 내정돼 대폭적인 자리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7월 말이 시한인 구조조정이 겹쳐 특히 하위직 공무원들의 동요가 심하다. 산하기관 등에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경우 직장협의회 등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건(高建)전 시장이 마무리하지 못한 원지동 추모공원 착공도 발등의 불이다. 李시장은 "화장로를 당초 20기에서 5기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서울시가 4년간 심사숙고한 사업을 즉흥적으로 대처한다는 지적이 많아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서울대 교수들의 집단 반대 서명운동으로 번진 강남순환도시고속도 관악 인터체인지(IC)건설 문제, 애드벌룬만 띄워놓은 시청앞 광장 조성문제, 지하철 9호선 여의도 국회 통과 문제 등도 시급한 현안이다. 청계천 복원과 임대주택 10만가구 공급 등 장기과제도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인천=10년간 붙박이였던 최기선(崔箕善)전 시장을 이어 항도의 지휘봉을 잡은 안상수(安相洙)시장은 새로 단장한 집무실로 1일 출근한다.

▶송도 미사일기지 이전▶송도매립지 해안철조망 철거 문제▶옛 동인천백화점 자리 실내경륜장 설치 허용 여부▶영빈관 건립 등이 선결 과제다.

동아매립지와 송도신도시·인천공항 주변·인천항만 등에 대한 개발계획 등도 챙겨야 한다. 특히 전임 시장의 장기 집권을 뒷받침해온 공무원 조직을 安시장이 어떻게 추스르고 개혁해 나갈지 관심거리다.

◇경기=재도전 끝에 수장이 된 손학규(孫鶴圭)지사도 인사 문제부터 풀어야 할 입장이다. 임창열(林昌烈)전 지사가 퇴임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행정자치부의 지침을 어기면서 도청 공무원을 승진·전보시키는 바람에 '제사람 챙기기 인사' 시비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육대 설립 문제를 비롯해 한국국제전시장 조성사업, 비즈니스 중심지로의 개발 등 굵직한 사업들을 어떻게 추진할지 시급히 가닥을 잡아야 한다.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기 북부 10개 시·군에 대한 균형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성태원·양영유·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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