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 빛의 축제 속으로 - 송도국제신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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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21.38km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긴 다리. 바다 위를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 하니, 바다 한가운데를 길게 가로지르는 이 대교(승용차 기준 통행료 5천5백원)를 일부러라도 찾아 건너고 싶게 만든다. 야간에는 조명을 설치해 대교의 잘빠진 S라인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그래서 그 주위로 인천대교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곳곳에 설치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컨테이너 박스를 하나의 예술 건축물로 완성한 오션 스코프를 이번 야경 산책의 뷰 포인트로 정했다.

일몰부터 야경까지 감상하는 오션 스코프
바다를 향해 뻗어 있는 다섯 개의 컨테이너 박스는 하늘로 솟구치기도 하고 비스듬히 누워 있기도 한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쌓여 있다. 여기에 창을 뚫어 전망대 역할을 하게 하고 조명을 설치해 완성했다. 사실 이곳에서 인천대교는 꽤나 먼 거리인데, 인천대교 야경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바로 옆 송도국제신도시와 함께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이곳은 야경도 멋지지만 야경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동안 하늘이 그려내는 놀라운 색의 향연이 이뤄지는 곳이다. 촬영 용어로 ‘매직 아워’, 해넘이가 일어날 그 무렵 야경을 찍기 좋은 황금시간대. 사진으로는 다 보여주지 못한 찰나의 시간 속 인천대교의 모습은 노을과 뒤섞여 유화처럼 번진다.

범우주적 야경, 송도국제신도시
오션 스코프에서 바로 뒤돌아보면 아직 개발이 한창인 송도국제신도시가 보인다. 한국의 두바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신호등도 차량 통행도 별로 없는 넓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창 밖으로 마치 거대한 우주 센터를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건물들이 펼쳐진다. 우리가 흔히 보던 도시 풍경과는 다른, 낯선 풍경의 연속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된다. 각각의 건물 디자인은 독특하고 개성이 강하다. 칼로 여기저기 베어낸 듯 불규칙해 보이는 동북아무역센터(68층), 밥공기를 뒤집어놓은 듯한 박물관 등, 오히려 네모반듯한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꼭 차를 가져가라고 권하고 싶다. 넓기도 하거니와, 송도 구도심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독특한 디자인의 다리들을 건너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름이 3.7미터나 되는 원형 주탑이 반지처럼 포개어진 인천대교 초입의 다리, 자전거 바퀴 두 개를 얹은 모양의 송도1교, 아치를 연속으로 배치해 리듬감이 느껴지는 송도2교 등 야간 조명이 뛰어난 다리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송도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센트럴파크의 야경. 중국 북경의 인공호수 이화원을 연상시키는 인공 공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바닷물을 채워 인공 수로를 만들었다는 것. 밤에는 수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물에 반사돼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기획_오지연 기자
레몬트리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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