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으로 자금 이동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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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식 값이 곤두박질하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속속 몰려들면서 채권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연 6%대에 거래됐던 국고채 3년물은 21일 5.86%로 떨어졌다.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값은 오른다. 채권 가격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자 투신사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이달 들어 19일까지 채권형 펀드 잔고는 4천4백65억원(계약형 기준)이 증가했다. 올들어 줄곧 감소했던 채권형 펀드 잔고가 큰 폭으로 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프 참조>

반면 17일 이후 3일간 주식과 채권이 편입된 혼합형 펀드는 2천4백10억원이 감소했고,주식 편입비율이 높은 주식형 펀드는 정체 상태다.

최근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는 데다 채권 공급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 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기관투자가들은 보유 채권을 팔았다.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상승해 채권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일면서 미국 재무성 채권(TB) 금리가 뚝 떨어지자 국내 채권 수익률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 재무성 TB는 5월말 5.04%에서 20일 4.79%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국고채와 순수 회사채 발행 물량이 줄어들었다.특히 지난 1월 8조2천억원가량 발행됐던 국고채는 6월 중 1조4천억원 가량 발행될 예정이다.또 회새채는 올들어 5월 말 현재까지 모두 21조5천2백억원어치가 발행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가량 줄었다.

비록 최근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이중 대부분은 단기형 채권 펀드에 집중되고 있다. 대신증권 김도언 차장은 "한국은행 총재의 잇따른 금리인상 시사 발언과 하반기 물가인상 가능성 때문에 자금이 단기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들어 단기 채권펀드는 1조1천1백21억원이 증가한 반면 장기 채권형 펀드는 오히려 6천6백56억원이 감소했다.장기 펀드 잔고가 줄어드는 바람에 채권형 펀드 전체적으로는 4천4백65억원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우증권 마득락 채권부장은 "연초에 채권을 처분한 기관들이 다시 사들이고 있는 데다 미국 경기회복이 신통치 않음에 따라 당분간 금리가 쉽게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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