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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테마로 삼아 유명 브랜드와 차별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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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또 하나의 벽을 느끼고 돌아오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번 2003년 춘추 파리 남성복 컬렉션(패션쇼)을 통해 보다 성장할 수만 있다면 일단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 옴므'대표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우영미(44)씨가 오는 29일~7월 2일 프랑스 파리 곳곳에서 열리는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 참가한다.

국내 여성복 디자이너가 파리의 문을 두드린 적은 더러 있었으나 남성복 분야에서는 우씨가 처음. 우씨는 마지막 날인 7월 2일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부디즘(불교)'을 테마로 한 의상들을 선보인다.

우씨는 "'이브생로랑'이나 '크리스찬 디올''루이비통' 같은 유명 브랜드와 차별화하려면 오리엔트(동양)에서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이번 테마를 설명했다.

그러나 "패션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보고 느끼는 것"이라면서 "서양인들이 아무 설명 없이 공감할 수 있으려면 모던함에 자연스럽게 동양을 담아야 하는 만큼 외형은 서양, 소재는 동양으로 풀어보았다"고 덧붙였다.

우씨는 파리나 밀라노 등 주요 컬렉션 참가 경험은 없지만 1997년부터 파리 남성복 전시회(Sehm)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나름대로 세계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전시회 경험을 통해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얻었다"는 우씨는 "이번 파리 컬렉션을 통해 현지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겠지만 목표를 향해 한단계씩 올라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홈쇼핑업체 CJ39쇼핑이 우씨를 비롯해 다섯 명의 패션 디자이너에게 올해부터 5년 동안 해외 컬렉션 참가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만큼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계 진출을 모색하게 된 것도 우씨에게는 행운이다.

해외진출 1세대들의 파리 무대가 '국내 홍보용 한풀이'였다는 일부 비난에 대해 우씨는 "그분들이 먼저 시도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분들의 노력한 결과가 우리 같은 다음 세대의 세계 무대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안혜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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