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보다 못한 펠레? 승패 적중률 문어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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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문어의 예언’과 ‘펠레의 저주’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적중률 100%’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한국시간) 스페인이 독일을 꺾고 결승에 오르자 독일의 ‘점쟁이 문어’가 최고의 예언가로 떠올랐다. 독일의 한 수족관에 있는 파울(Paul)이란 이름의 문어는 이번 대회에 독일이 치른 여섯 경기의 승패를 모두 맞혔다. ‘예언’은 독일과 상대국의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에 각각 홍합을 넣어놓고 파울이 어느 쪽 상자의 홍합을 먹는지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울은 이번 4강전을 앞두고는 스페인을 택했다.

결국 파울이 선택한 나라가 모두 이겼다. 파울은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를 이기고 세르비아에 패할 것을 예측했고, 잉글랜드와의 16강전과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 그리고 스페인과의 4강전 승패도 족집게처럼 맞혔다.

‘펠레의 저주’도 변함없는 위력을 발휘했다. ‘축구 황제’ 펠레는 당초 독일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그는 16강전을 앞두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가운데 한 팀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독일은 스페인에 져 탈락했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패했다. 펠레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득점왕 후보로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꼽았다. 하지만 4강전까지 이들의 득점 합계는 고작 두 골이다. 드로그바와 호날두만이 한 골씩을 기록했다.

독일은 이른바 ‘아르헨티나의 저주’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이번 대회까지 토너먼트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팀은 모두 다음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94년 루마니아가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후 8강에서 스웨덴에 졌고, 98년 프랑스 대회 때는 네덜란드가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누른 뒤 4강에서 브라질에 패했다. 2002년에는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했고,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이겼다가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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