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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포르투갈과 '악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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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또 막다른 골목에서 만났다. 정말 질긴 인연이다.

14일 16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 포르투갈은 그동안 주요 국제 대회에서 고비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결전이 한국으로서는 그동안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1991년 남북한 단일팀인 '코리아팀'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 출전했다. 아르헨티나·아일랜드·포르투갈과 예선 A조에 속한 코리아팀은 1차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이어 아일랜드와 1-1로 비기며 기세를 올린 코리아팀은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분전에도 불구하고 골키퍼 최익형의 실수로 내준 간접 프리킥에서 포르투갈 토레이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코리아팀은 조 2위로 올라가는 바람에 브라질과 8강전에서 만나 1-5로 참패했다.

당시 앳되었던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후이코스타·주앙핀투 등 '황금세대'는 세계적 스타로 성장해 다시 한국과 일전에 나서고 있다.

주앙핀투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도 한국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우리는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99년 한국은 나이지리아 청소년선수권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과 만나 또 다시 1-3으로 패배했다.

당시 한국은 현 대표팀의 설기현·송종국을 비롯, 이동국·김은중·김용대 등으로 역대 최강 멤버를 구성, 16강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포르투갈에 이어 우루과이에도 0-1로 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포르투갈은 멀리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는 북한을 5-3으로 눌러 남북한 축구와 인연이 깊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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