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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님 쫄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진짜 포르투갈을 알고 싶다면 네덜란드와 치렀던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2차전의 후반 20분을 확인해봐라."

히딩크 감독은 "포르투갈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는 경기를 추천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이렇게 대답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3월 28일 네덜란드와의 홈경기에서 전·후반 각각 네덜란드의 하셀바잉크와 클루이베르트에게 연속골을 내줘 0-2로 리드당했다. 그러나 주도권을 되찾은 포르투갈은 후반 38분 파울레타의 골로 1-2로 따라붙고,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후반 48분 루이스 피구의 극적인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이뤘다.

네덜란드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아는 히딩크 감독은 당시의 포르투갈을 뇌리에서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포르투갈이 처음에는 실수했지만 대회가 진행될수록 강해졌고, 폴란드전에서 그것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체감온도에서 히딩크 감독과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미국전을 무승부로 마친 선수들은 12일까지도 아쉬움을 삭이지 못하고 오히려 포르투갈을 분풀이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

안정환은 "포르투갈전을 앞뒀지만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며 "상대의 명성만으로 겁먹을 일은 아니며 우리가 한발 더 뛴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영표도 "선수들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며 "미국보다 쉽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경기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감독은 2승을 거둔 뒤 편하게 포르투갈을 맞으려 했던 계획이 틀어져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는 반면 선수들은 지난해 컨페드컵 때 프랑스에 대패한 뒤 분발했던 것처럼 미국전 무승부를 분발의 계기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경주=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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