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매체 총동원 英 유로화 도입 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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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호주 출신의 세계적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사진)이 영국 정부의 유로화(貨)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매체를 총동원해 반대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혀 영국 정가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머독은 11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로 가입에 관한 국민투표가 있을 경우 자신이 소유한 더 선·더 뉴스 오브 더 월드·더 타임스·선데이 타임스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영국 신문들이 독자들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촉구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 가입은 영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머독의 발언은 토니 블레어 총리에 대한 정면대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풀이했다.

영국에서 각 언론매체는 정치 사안에 따라 찬반 의견을 내놓기는 하지만 이처럼 언론사주가 노골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심지어 머독은 영국의 군주제에 대한 반대의견과 더불어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을 차기 총리로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해 향후 권력구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내비쳐 파문이 일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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