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속 '해적…' 고군분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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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해적'이 '흥행 왕'이 됐다. 월드컵 한파가 극장가를 강타한 가운데 임창정·양동근·이정진 주연의 코미디물 '해적, 디스코왕 되다'(감독 김동원)의 선전이 눈부시다. 휴일인 현충일에 개봉하는 호조건을 등에 업고 전국 관객 50만명을 가뿐하게 넘겼다. 몇주째 한산하던 서울 극장가에서 모처럼 표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었던 주말이었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흥행은 시기적인 득을 많이 봤다. 6일 개봉한 영화의 수가 워낙 적은 데다 경쟁작이 될 만한 할리우드산(産) 역시 범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샌드라 불럭의 '머더 바이 넘버'뿐이었다. 이번 주말 맞붙는 한국 영화는 제작비 80억원을 들인 SF 블록버스터 '예스터데이'다. 그러나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제작사 기획시대는 "오히려 첫 주 성적이 기대했던 것보다 못 미쳤다"며 자신만만한 분위기다.

할리우드도 이렇다 할 주자들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주에 이어 벤 애플렉 주연의 첩보 스릴러 '섬 오브 올 피어스'가 정상을 지켰다. 2위로 등장한 세대간의 갈등을 그린 코미디 '야-야 자매들의 성스러운 비밀'은 샌드라 불럭·애슐리 주드 등을 기용한 덕인지 80% 이상을 여성 관객들로 채웠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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