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 고정표 확보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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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6·13 지방선거가 50%를 밑도는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후보들이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각 후보 고정 지지층의 투표 여부가 승패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이명박(한나라당)·김민석(민주당) 후보 등은 최근 선거운동의 중심을 지지층 확산에서 투표 참여 유도로 바꿨다.

李후보는 '투표참여는 애국이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李후보측은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차량 홀짝제를 투표일에 한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보행이 불편한 노인 등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金후보측은 '투표하고 축구 봅시다'는 슬로건을 단 차량을 앞세우고 길거리 유세에 주력하고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 유세단,보디 페인팅 해주기 등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이벤트를 통해 축구 응원 열기를 투표 참여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영호남에서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를 잡기 위해 무소속 후보들이 발벗고 뛰고 있다. 광주의 한 무소속 후보는 운동원 및 지지자들에게 "투표장에 반드시 이웃 5명과 함께 가라. 기존 정당을 싫어하는 주민들을 집중 공략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지지자의 투표 참여를 1대 1로 권유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청원군수에 출마한 한 후보는 지난 총선 때 확보한 고정 지지자 명단을 토대로 '투표 참여'전화를 거느라 하루 해가 짧다.구리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주민들을 골라 선거 당일 차량으로 투표소 인근까지 태워줄 계획이다.

일부 후보들은 '투표확인서'를 가져오면 극장 입장료 등을 할인해주거나 선거일엔 유세차량을 투표참여 홍보차량으로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선관위에 내놓았다.

한편 군소정당은 후보들의 개인득표뿐 아니라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통한 제도 정치권 진입을 목표로 총력전에 나섰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인 이문옥씨 등 50여명은 12일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릴레이 마라톤을 벌일 계획이다. 임삼진(녹색평화당)후보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을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사회당 원용수 후보도 e-메일 보내기 등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회사원 金모(32·서울시 양천구 목동)씨는 "시장 선거는 그래도 관심이 있지만 시·구의원 후보들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방현·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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