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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벅찬 경기 비겨 다행" 日 "양측에 최선의 결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무승부가 천만다행'.

미국 언론들은 "한국팀과의 경기가 벅찼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런 경기를 무승부로 이끈 만큼 남은 폴란드와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미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오전 2시25분부터 스포츠 전문채널이자 미국 프로축구 중계방송사인 ESPN2가 미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방영했다.

중계팀은 "비긴 것은 아쉽지만 홈팀과 싸워 그 정도 결과를 얻은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중계팀은 매시스 선수가 골을 넣자 "저것이 바로 매시스가 그라운드에 나와 있는 이유"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전 안정환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리자 약 30초 동안 아무 말 없이 열광하는 선수와 응원단만 보여줬다. 경기 내내 중계팀은 "한국 응원단의 목소리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라고 묘사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미국팀은 적대적인 한국 응원단에 맞서 격렬한 경기를 벌인 끝에 간신히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표팀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어려운 경기였다. 득점을 올린 것에 만족한다. 한국팀은 아주 강하고 투지가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한 우리의 반칙행위를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는 아주 공정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10일 "안정환은 잉글랜드 스타 데이비드 베컴에 비견되는 '아시아의 베컴'"이라고 극찬. 슈피겔은 "안정환이 0-1로 뒤지던 후반에 천금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켜 한국의 16강 진출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의 한-미전에 대한 관심은 전체적으로 소홀한 편이었다. 이날 국영 NHK는 물론 전국 네트워크를 갖춘 5대 민방 등 공중파 중 어느 한곳도 한-미전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양국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자 방송 관계자들은 "잘됐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어떻게 보면 상호간에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전 패배 이후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과 선수들을 맹비난했던 포르투갈 언론들도 이날 승전보에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국영TV RTP는 "폴란드를 4-0으로 꺾어 이날을 포르투갈 최고의 날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시내 엑스포 광장에는 1만여명의 관중이 모여 대형 소니 전광판에서 생중계되는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했으며 경기 직후에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고 차량 경적을 울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폴란드 국민은 포르투갈전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은 탓인지 지난 4일 한국전에 비해 눈에 띄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관전.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바르샤바 중심가의 '문화과학궁전'앞 광장에는 한국전 관중의 절반 수준인 수백명만이 모여들어 썰렁한 모습.

워싱턴·뉴욕·도쿄=김진·신중돈·오대영 특파원, 리스본=박동현 KOTRA관장, 바르샤바=이정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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