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딸 살리려 받은 성금…치료비 뺀 5000여만원 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30대 가장이 소아암을 앓고 있는 딸의 치료비로 모금된 1억여원 가운데 5000여만원을 다른 환자를 위해 써달라며 다시 기탁했다.

경남 김해시 장유면에서 막노동으로 살아가는 이창수(35)씨는 24일 김해 생명나눔재단이 지난 2개월간 모은 성금 1억487만원을 전달받는 자리에서 "다빈(생후 8개월)이의 치료비 5400만원을 뺀 5087만원을 기탁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다빈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한푼 두푼 정성껏 모아준 돈을 치료비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되고 다른 환자들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머지를 기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빈이는 생후 4개월째인 지난 8월 배가 단단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콩팥에 발생하는 윌름스 종양으로 판명받았다. 이씨와 부인 이미혜(32)씨는 카드빚 1000만원을 얻어 1차 수술비와 치료비를 냈으나 그 뒤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생명나눔재단은 이런 소식을 접하고 지난 10월부터 모금운동을 펼쳤으며 다빈이의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에는 2500여명이 3000원부터 100만원까지 성금을 보내왔다.

다빈이는 1차 수술에서 한쪽 콩팥을 떼어냈으며 앞으로도 장기간 항암 치료가 필요하지만 수술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나눔재단은 이씨가 역기탁한 돈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