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염색도 섹션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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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대한항공에 근무하는 박성미(26·여·회사원)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검은 머리가 답답하게 느껴져 갈색으로 염색했다. 하지만 박씨의 머리 색깔은 그냥 '갈색'이 아니다. 머리카락을 네 부분으로 나눠 짙은 갈색과 밝은 갈색, 보랏빛 밝은 갈색과 자줏빛 갈색 등 조금씩 다른 네 가지 색상으로 염색한 것. 끝부분은 옅은 핑크색을 더해 가벼운 느낌을 살렸다.

박씨처럼 한 가지 색상이 아닌 다양한 색깔을 사용해 머리를 염색하는 사람이 늘면서 염색에도 디자인 시대가 열렸다. 박씨의 머리를 손질한 서울 청담동 이가자 미용실 헤어디자이너 재클린은 "두세 가지 색깔을 섞어 염색하면 움직임이나 머리 모양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IC 헤어쇼'에 다녀온 재클린은 "서양에선 이미 머리의 섹션을 나눠 각각 다른 색상으로 염색하는 '디자인 염색'이 대중화돼 있다"고 전했다.

최근 헤어 스타일의 세계적인 경향도 퍼머는 점점 적게 하고, 컬러링으로 머리에 생동감을 주면서 가벼운 느낌이 나게 연출하는 것이다.

서울 압구정동 '이철 헤어커커'의 김고운씨는 "머리카락을 가닥가닥 밝게 물들이는 '블리치'를 하더라도 주변 머리 일부분을 원래 머리보다 약간 밝게 염색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했다.

이처럼 헤어 컬러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미용실에서 헤어 컬러를 선택하는 방법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헤어 디자이너가 염색제를 선택하고 섞었지만,'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가 도입한 '컬러링 바'등에선 고객이 염색제품을 고르고 다양한 색상을 섞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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