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vs 주류, 친이 vs 친박, 여성 vs 여성…라이벌끼리 ‘아킬레스건’ 치고받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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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자 간 첫 TV 토론회가 5일 SBS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은 당 쇄신 및 화합, 정권 재창출 방안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김성식·김대식·홍준표·이혜훈·이성헌·정두언·남경필·정미경·한선교·나경원·조전혁·서병수·안상수 후보. [김경빈 기자]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전대)를 위한 첫 TV(SBS) 토론회가 5일 열렸다. 13명의 후보자는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략하는 등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후보자가 특정 후보자를 지정해 질의할 수 있는 상호 토론 시간엔 ‘라이벌’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눈에 띄었다. 주류 내부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원내대표 출신 안상수·홍준표 후보는 직설적으로 서로를 겨냥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에게 “친이 강경파인데 어떻게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고 안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맞받았다.

쇄신그룹은 주류를 정조준했다. 남경필 후보는 안 후보의 4대 강 사업에 대한 소신과 홍 후보의 대통령·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발언을 물은 뒤 “입장이 갑자기 바뀌면 국민 설득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초선 김성식 후보는 주류 측 인사들을 싸잡아 “계파정치에 앞장선 사람이 무슨 화합을 할 수 있나. 이번 경선은 왕당파와 쇄신파의 대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후보들 간 견제도 심했다. 친박계 이혜훈 후보와 친이계 초선 정미경 후보는 나경원 후보의 출마에 대해 “ 주변의 권유로 나오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고민 끝에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해 경선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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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간 공방도 뜨거웠다. 친박계인 서병수·이성헌 후보는 “대통령이 먼저 ‘국정의 동반자’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고, 한선교 후보는 친이계 정두언 후보를 향해 “박 전 대표에게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비판할 건 해야 한다. 친박도 정권에 참여해 협조할 것은 협조하라”고 말했다. 친이계인 김대식 후보는 “박 전 대표가 7·28 재·보선에서 이재오 후보를 지원하면 계파 문제는 해결된다”고 했다. 중립계 조전혁 의원은 “이 자리에서 친이-친박을 논하는 의원들은 배지를 떼라”고 주장했다.

글=김정하·이가영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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