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교육] 우리 아이 방학때 스포츠교실 보내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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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손꼽아 기다리던 겨울방학이 왔다. 학교.학원을 오가는 쳇바퀴에 지친 학생들에겐 금쪽 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춥다는 핑계로 방구석에 박혀만 있으면 '게임폐인''PC폐인'이 되기 쉽다. 특히 겨울은 몸을 가장 안 움직이는 계절이다. 이때문에 운동이 더욱 필요하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아이들을 보내 볼만한 각종 스포츠교실이 많다. 문을 박차고 나가 가족.친구들과 함께 뛰어보자. 뛰면서 외치자. "동장군, 비켜!"


아이스하키 클럽 폴라베어스 회원들이 스틱을 잡고 기본자세를 익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21일 오후 8시 서울 노원구 하계동 동천실내빙상경기장. 은빛 얼음판 위로 어린이 20여명이 뽀얀 입김을 내뿜으며 달린다.

"서우야, 자세 낮춰!" "앞을 보고 패스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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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에 몸을 싣고 미끄러지는 이들은 아이스하키클럽 폴라베어스 회원들. 제 키만한 스틱을 쥔 여섯살짜리부터 턱밑이 거뭇거뭇한 중3까지 다양하다. 여학생도 5명이나 된다.

링크 밖에서 외아들 김성준(11.한신초5)군의 연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임애환(40.서울 미아동)씨는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뒤로 성격도 밝아지고 살이 많이 빠졌다"고 좋아했다.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꼼짝도 않던 아이가 운동을 한 뒤론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는 것. 김군도 "실컷 땀 흘리고 나면 공부도 잘 된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딸 민영과 3학년 아들 진영을 지켜보던 아버지 허준석(42.서울중계동)씨는 "아이들 덕에 나도 아이스하키를 즐기게 됐다"고 했다. 가끔 일요일에 가족팀끼리 대항전을 벌인다는 허씨는 "운동을 하면서 아이들 잔병치레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폴라베어스는 지난해 4월 창단한 유소년 아이스하키클럽. 연중 회원을 받지만 여름과 겨울방학 때 단기 교습도 한다. 매주 두차례 2시간 교습에 월 25만원. 지도자들이 입문부터 중.고급까지 수준별로 가르쳐준다. 처음 가입 땐 장비를 무료로 빌려준다.

농구.배구 등 실내스포츠도 겨울에 배우기가 좋다. 서울 YMCA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농구교실을 연다. 내년 1월 3일부터 4주간 매주 3회 한시간씩 배운다. 기초체력운동과 공격.수비 등 농구경기 방법과 더불어 심판법까지 익힌다.

야외에서 즐기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실내 트랙에서 배울 수도 있다. 목동 청소년수련관 실내체육관에선 방학 기초 특강을 한다. 초등학생 30명으로 한반이 짜인다.

야외 스포츠 강좌도 다양하다. 차범근 축구교실은 1월 3일부터 29일까지 4주간 방학특강을 한다. 인조잔디가 깔린 이촌동 한강 둔치 내 다목적운동장에서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지도자들이 가르친다. 이 밖에 김진국.신현호.강신우 등 유명 축구교실들이 제각기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국생활체육협의회 축구연합회(02-2645-5396)에 알아보면 인근 교실을 소개해 준다.

어느 종목을 고를까 망설여진다면 수련관이나 체육관을 노크할 수도 있다. 서울시 청소년수련시설협회에 가입된 시립수련관과 구립수련관에는 연중 다양한 체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농구.배구.골프.배드민턴뿐 아니라 재즈댄스.에어로빅.태보.요가 등 레저형 스포츠도 수두룩하다. 서울시가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기 때문에 청소년은 무료 또는 실비로 이용할 수 있다. 각 구청도 청소년을 위한 방학특강을 마련하고 있다.

강혜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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