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승'흥분한 네티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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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말 통쾌했다. 48년 만의 월드컵 첫 승리. 4일 부산에서 열린 우리 대표팀의 폴란드전은 나무랄 데 없는 멋진 경기였다. 네티즌들도 그날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joins.com)에 올라온 감동의 메아리를 옮긴다. 정찬웅씨는 "기회를 놓치지 않은 공격진, 상대 선수를 완벽하게 봉쇄한 수비진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내친 김에 1승을 더 거두고 기대하던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8강이 목표다" "4강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ID '감동'은 "기다리던 월드컵 첫 승을 거둔 대표팀이 한없이 자랑스럽다"며 "열두번째 선수라는 붉은 악마와 함께 펼친 온 국민의 열광적인 응원전도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

또 '필승 코리아'는 "각종 게이트와 비리로 얼룩져 침울하던 국민에게 태극 전사의 첫 승은 '해방구'를 제공했다"며 "아울러 이번 월드컵이 자칫 남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줬다"고 평가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네티즌들도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서부에 사는 ID '한국인'은 "경기 전에는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첫 골이 터질 때 새벽인 줄도 모르고 함성을 질렀다"며 "이제 한국팀과 대결하는 팀은 어느 나라든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소규모지만 동료들과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는 '유학생'은 "이런 멋있는 경기를 타국에서 본 게 안타깝다"면서 "계기만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나가 되는 조국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탈리아에 유학 중인 한 네티즌은 "월드컵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일본월드컵인 것으로 착각했던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도 이 경기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현지 중계에서 '이런 기세라면 한국팀의 16강 진출이 가능하겠다'면서 '16강에서 맞붙게 될 가능성이 있는 자국팀이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남은 경기를 위해 선수와 국민 모두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었다.

조장호씨는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긴 경기 초반의 불안한 모습과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놓친 공격진의 집중력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며 "첫 경기 승리에 자만하지 말고 다음 경기에 완벽하게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민수씨는 "개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운 승리여서 이해는 가지만 승리의 기쁨에 취한 길거리 관중들의 무질서는 아쉬움을 남겼다"며 "기쁨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킬 것은 지키자"고 제안했다. 또 '장길산'이라는 네티즌은 "우리 국민의 응집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면서 "축구만큼은 아닐지라도 정치가 국민들에게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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