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시청사 이전 문제가 쟁점:용산구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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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 구청장인 한나라당 박장규(67·朴長圭)후보와 국회의원 출신인 민주당 이길범(64·佶範)후보가 각축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서울시내 구청장 선거에 유일하게 공천한 김종철(32·金鍾哲)후보가 뛰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여야가 엎치락 뒤치락해온 이곳은 지난 단체장선거 때는 민주당 후보가 이겼으나 2000년 구청장 보궐선거에선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용산은 부도심 재개발,경부고속철도 시발역 유치,용산 미군기와 서울시 청사 이전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있어 한나라당의 굳히기와 민주당의 재탈환 경쟁이 치열하다.

초대 구의회 부의장과 3대 구의회 의장에 이어 구청장까지 역임한 한나라당 박후보는 지역내 튼튼한 인맥을 다져놓은 것이 최대 강점이다.'용산이 확 달라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박후보는 "지난 2년은 남은 임기를 대신한 것에 불과하다"며 "▶용산 부도심권 개발▶미군 아리랑 택시부지 개발▶이태원 일대 상업지역 확충▶시청사 부지 확보 등을 위해 자신이 한번 더 구청장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의 이후보는 "국회의원 출신인 노승환 구청장이 마포구를 엄청나게 발전시킨 것을 보라"며 "동네 구청장이 아닌 국정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구청장이 돼야 중앙부처와 협의해 용산의 대형 현안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백년 후를 내다보는 기획행정'을 내건 이후보는 ▶경원선 지하화▶이태원 관광특구의 규제 완화▶용산역세권 도시계획의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후보는 젊음과 참신함으로 표밭을 공략하고 있다. '민주적인 구청장'을 목표로 ▶미군 용산기지 반환▶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상가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구립 탁아소와 학원 운영 등을 공약했다. 민노당 후보답게 지지자들의 성금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하고 공약도 당원들의 뜻을 수렴해 만들었다고 한다. 용산기지 반환에 맞물린 젊은 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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