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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 세계에 알리는 계기" 건축가 승효상씨, 美건축가협회 명예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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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 건축에 응용한 독특한 건축 미학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겁니다."

중견 건축가 승효상(承孝相·50)씨가 최근 미국건축가협회(AIA)의 명예회원으로 추대됐다. 명예회원은 AIA 회원 7만여명 가운데 2% 정도이며 올해 명예회원이 된 외국인은 여섯명이다.

承씨는 "한국 건축이 변방성을 극복하고 세계 건축계에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명예회원 메달을 받고 돌아온 承씨는 31일 사무실인 서울 동숭동 이로재에서 조촐한 축하 행사를 가졌다. 고(故) 김수근씨를 기리는 김수근 문화재단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윤승중(재단 이사장)·이광로(전 서울대 교수)·황일인(전 건축가협회장)·유홍준(명지대 교수)·금누리(조각가)씨 등 지인들이 참석했다. 承씨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으로 잘 알려진 스승 김수근(1982년)씨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명예회원이 됐다. 承씨는 서울 학동의 수졸당(유홍준씨 집) 등 현대 한국 건축의 기념비가 될 만한 작품을 많이 설계했다.

그는 9월 초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일본 국가관 대표작가로 초대받았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중국·한국·일본·베트남 등 4개국의 건축가가 '한자 문화와 건축'을 주제로 참가한다. 承씨는 한국의 대표격이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탄 아라타 이소자키(일본관 커미셔너)가 그를 추천했다.

承씨는 "근대 문명의 유입과 외세의 침입 등으로 굴절된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되살려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책'처럼 전시관을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유럽 건축가들의 관심이 동아시아에 쏠려 있어 '우리 것'을 알리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承씨는 '넥스트(Next)'를 주제로 한 베니스 비엔날레 테마관에도 중국 베이징(北京) 근교의 대형 주택단지 프로젝트인 '커뮤니티 하우스' 설계를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에는 그를 비롯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건축가 열두명이 참여했다. 커뮤니티 하우스는 올 여름 완공될 예정이다.

承씨의 건축미학은 8월말부터 두달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빈자의 미학전'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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