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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車부품 구매 늘릴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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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은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이 쌉니다. 한국 부품 구매를 더 늘릴 겁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미국 델파이의 데이빗 홀린(52·사진) 수석 부회장은 월드컵 개막을 맞아 산업자원부 초청으로 방한,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부품을 싸게 확보하려는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품업체들도 원가절감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부품사업부에서 분사한 델파이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30조원. 국내에서는 델파이 코리아 등 7개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에어백과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1조원.

홀린 부회장은 "GM에 넘어간 대우차가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고 있어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납품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의 미 앨라배마 공장 진출도 부품회사들에는 좋은 사업기회여서 현대차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관련 산업은 경기침체와 9·11 테러로 어려움이 컸으나 올들어서는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한국과의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파이는 지난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착수, 12만7천명을 임시해고하고 9개 공장을 폐쇄해 7억5천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

GM에서 떨어져 나온 후에는 GM에 대한 납품이 끊기는 등 시련도 많았다고 한다.

"GM의 도움없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키우는 길뿐이라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포드사에 대한 납품을 늘렸고 유럽·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등 새로운 사업기회도 적극 찾아나섰습니다. 분사가 기술력 향상에 큰 자극이 됐습니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학창 시절 축구를 즐겼다며 "축구와 기업과 군대는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훈련을 반복하는 게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차에 대해선 "월드컵 개막전을 보고 청와대를 방문할 때 현대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갔는데 GM의 최고급차인 캐딜락 못지 않게 편안했다"고 평가했다.

글=김태진,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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