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조 한국 상대 사령탑 분석>3인3색 "그러나 목표는 V":엥겔폴란드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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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감독은 곧바로 팀 컬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폴란드·미국·포르투갈의 감독도 저마다 독특한 스타일로 개성 강한 대표팀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감독을 알면 팀이 보이는 법이다. 세 나라 감독의 축구세계로 들어가 보자.

넉넉한 풍채에 여유있는 웃음. 그가 행운을 가져다 주는 동물이라고 믿는 코끼리와 닮았다.

폴란드 기자들은 예지 엥겔 감독에 대해 "선수들을 자율적으로 훈련에 참가하도록 유도하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출국 전에는 "월드컵 기간에 선수들의 개인생활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공표했다. 성남 일화와의 연습경기 후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자국 언론이 비난하고 있지만 "6월 4일까지 기다려보라"며 여유만만이다.

그의 이런 스타일은 짧은 무명선수 생활과 기나긴 비인기 지도자 시절을 겪으며 완성됐다. 23세의 젊은 나이에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국내 리그 우승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1997년 폴로니아 바르샤바 구단주가 되고 나서야 99~2000시즌 우승을 맛봤고 '운좋게' 대표팀 감독까지 됐다.

그는 폴란드를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다. 나이지리아 출신 스트라이커 에마누엘 올리사데베(25)의 귀화도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그가 마냥 부드러운 것은 아니다. 토마시 이반의 최종 엔트리 탈락을 놓고 팬들은 물론 토마시 하이토 등 선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선수 선발은 나의 고유 권한이며, 이에 대해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단호하게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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