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첩 이용 외국인 절도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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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외국인들이 은행에서 현금을 가진 고객을 골라 옷에 토마토 케첩 등을 묻혀 주의를 돌린 뒤 돈을 훔쳐 달아나는 신종 절도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8일 오후 4시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우리은행 앞에서 남미인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2명이 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 나오던 李모(64)씨의 바지에 토마토 케첩을 뿌린 뒤 李씨의 돈을 훔쳐 달아났다.

李씨는 경찰에서 "은행에서 현금 5천만원을 찾아 자동차 뒷좌석에 두고 운전석에 타려는데 남미인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다가와 바지에 뭐가 묻었다고 했다"며 "이를 닦는 데 정신을 파는 사이 이들 중 한명이 차 뒷문을 열고 돈을 훔쳐 도망갔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지난 27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은행에 입금하러 온 고객에게 토마토 케첩을 뿌린 뒤 현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페루인 조카노 모랄레스(48)를 붙잡아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모랄레스는 지난 27일 낮 12시30분쯤 영등포구 당산동 조흥은행에서 입금을 위해 기다리던 인근 악기대여점 경리직원 金모(26·여)씨의 바지에 1회용 토마토 케첩을 몰래 뿌리고는 金씨가 화장실에 씻으러 간 사이 탁자에 놓아둔 현금 9백여만원을 훔쳐 달아나다 붙잡혔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은행 폐쇄회로 TV에 찍힌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등 검거에 나섰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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