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등록 마치자 거리로… 시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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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28일 각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첫째로 등록을 하려는 후보들 간에 '접수 경쟁'이 치열했다.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재래시장을 찾는 등 앞다퉈 선거 운동에 나섰다.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세 후보가 이날 오전 9시 동시 경남도 선관위에 몰리는 바람에 등록 순서를 놓고 두번이나 추첨을 했다. 이들은 우선 '누가 먼저 추첨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추첨을 한 뒤 이 순서에 따라 '누가 먼저 등록을 할 것인지'를 놓고 추첨했다. 결국 민주당 김두관(43), 민주노동당 임수태(49), 한나라당 김혁규(63)후보 순으로 등록을 마쳤다.

선관위 관계자는 "첫째로 등록한다고 실익은 없지만 '1위 등록'이란 상징성 때문에 신경전이 치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시장에 출마하는 민주당 전태홍(66)후보도 추첨 끝에 무소속 오영남(53)후보보다 먼저 등록했다.

한편 제주도 선관위는 후보 간 신경전을 감안,아예 접수대를 두 개 설치해 한나라당 신구범(60), 민주당 우근민(60)후보가 오전 9시에 동시 접수시키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북도의회의 사회당 비례대표 후보인 설정은(28·여)씨는 전북도 선관위에서 "선거기탁금 제도는 국민의 참정권을 가로막는다"며 기탁금 3백만원을 모두 동전으로 납부했다. 이 돈은 당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것으로 10원, 50원,1백원짜리 동전이 섞여있으며 무게가 1백㎏을 넘었다.선관위는 이 돈을 은행에 가져가 액수가 맞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부산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던 노창동(39)씨는 선거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끝내 등록을 포기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앞다퉈 정당 연설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섰다. 한나라당 손학규(55)후보는 등록을 마친 뒤 수원 영동시장 옆 복개천에서 유세단 발대식과 정당연설회를 열었다. 민주당 진념(62)후보도 이날 오후 안양 범계역 로데오 거리에서 정당연설회를 열었다. 각 당의 연설회에는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 중앙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민주노동당 김준기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서 미군기지 신설 확장 반대를 골자로 하는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2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시장 후보자격이 박탈된 이정일씨가 대리인을 통해 후보등록을 시도하다 선관위의 접수 거부로 되돌아갔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광주시선관위 접수창구에 이씨의 대리인 5~6명이 공천장과 서류를 들고 나타나 후보등록을 하려 했다.

그러나 선관위 관계자는 "오전에 민주당에서 후보자 추천을 취소한다는 공문이 팩스로 왔기 때문에 등록을 받아줄 수 없다"고 접수를 거부했고, 대리인들은 그냥 되돌아갔다.

이씨 측은 "민주당이 공천장까지 교부하고도 후보등록이 개시된 28일에야 공천을 박탈함으로써 무소속 출마 등 피선거권마저 빼앗았다"며 "최고회의 결정에 대한 위헌소송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시장후보직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 무안군수 후보등록을 마친 배석오(69·한·농민)씨는 "민주당 후보의 단독 출마는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해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배 후보는 또 "민주주의 꽃이 선거인데 한 사람만 출마하는 선거는 있을 수 없으며 군수를 하려면 적어도 선거는 치러야 한다는 평소 소신 때문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안군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하자마자 자신의 양파밭으로 달려가 수확해놓은 양파 10t을 서울로 보내기 위해 차에 싣는 등 선거운동 대신 농사일에 먼저 매달렸다. 일손이 없어 혼자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는 배후보는 "일손도 구하기 힘든데 운동원을 동원한 선거운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충북지사 후보들은 28일 도 선관위에 동시에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는 등록 직후 청주 사직동 충혼탑을 방문, 참배한 뒤 선거사무실 앞에서 가진 출정식에서 "깨끗한 선거, 비방하지 않는 선거, 공약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7시에 삼일공원과 충혼탑을 참배한 구후보는 오후 청주 중앙공원에서 열린 첫 개인연설회에서 "충절의 고장을 변절의 고장으로 전락시킨 이원종 후보를 심판하자"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들 후보는 행사를 마친 뒤 각각 시차를 두고 석교동 육거리 시장을 방문,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광주시장후보 경선에서 발생한 잡음으로 민주당 아성에 도전하는 무소속 후보들이 많아 7~8파전이 예상되지만 후보등록 첫날은 예상밖으로 한산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광주시 선관위에 도착한 무소속 정호선(59)후보가 9시 정각에 후보등록을 마쳤고, 20분쯤 뒤 무소속 정동년(59)후보가 등록했다.

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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