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비밀번호 바꾸고도 카드사측 경위 설명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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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현대캐피탈의 드림론카드 회원에 가입하라는 전화 판촉사원의 성화에 못이겨 카드를 발급받았다. 며칠 후 그 카드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려고 카드 발급 당시 지정된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런데 서비스는 되지 않고 비밀번호 오류 메시지가 떴다.

현대캐피탈에 전화를 걸어 상담원에게 문의했다. 그랬더니 상담원은 "회사측에서 고객이 지정한 비밀번호와 다른 번호를 입력했다"고 했다. "고객이 지정한 비밀번호를 회사측이 변경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묻자 상담원은 사과 한마디 없이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가까운 지점에 가서 비밀번호를 변경하라"고 퉁명스레 응대했다.

난 무성의한 상담원에게 은근히 화가 치밀어 "그러면 카드를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상담원은 한술 더떠 "카드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사용하지 마세요"라고 쏘아붙였다.

카드 가입을 귀찮을 정도로 권유할 때는 언제고, 개인 금융사고가 날 수 있는 중대한 회사측의 과실이 발생했는데도 변명만 늘어놓는 카드회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이효종·서울 노원구 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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